크리스찬 디오르 전시회,










DDP 를 가면, 항상 그 여자 건축가가 떠오른다.
이란의 여성,
이슬람, 여성이 세계적인 건축가가 되었다는 것은 신기하다.
차도르를 쓰고, 사막에서 나고 자란 여인이 건축가가 되다니.
무슨 인연이 닿아서, 그녀는 한국의 동대문플라자 건물을 지었을까,
외계 생명체처럼 보이는 외양,
처음에 누구나 다 입을 댔다. 동대문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어울리지 않아서, 더어울린다.
동대문, 도매 상가, 성곽길. 건축 과정에서 나온 유물들을 그대로 전시해 둔 것도,,
몇번 전시회를 갔는데, 갈 때마다, 뭔가 어정쩡하고, 시장통 같으면서 붕 떠있다. 그 느낌이 바로 ddp 스럽다
디올 전시회에 갔다.
나는 디올 옷도, 악세사리도, 화장품 등 모두 내 취향이 아니라,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다만, 입생로랑이 디올의 디자이너였다는 것, 전후 우중충한 시절에 뉴룩이라는 여성성을 한껏 강조한 차림으로 세계를 놀래켰다는 크리스찬 디올이 이름과 달리, 무속에 푹 빠져지냈다고 한다.
사진 속의 그는 겁먹은 소년같다. 얼굴도 텅 비어보이고,
전시회 입구에는 검정 가디건과, 짙은 청바지를 입은 키 큰 남자들이 안내를 맡고 있었다. 아마 디올 옴므 분위기가 그러려니 싶었는데, 나는 저런 남자들에게는 매력을 느껴본 적이 없다.
나는 선이 굵은 남자의 얼굴을 사랑한다. 멋이라곤 아예 관심밖인듯 투박하지만, 친절하고 명석하며 위트있는 남자를 사랑한다.
하얀 얼굴에 뾰족한 이목구비, 거기에 화장까지 하면, 정녕 내 취향과는 멀다.
어쨌건, 남색과 검정의 귀족적인 조합은 늘 매혹적이다 . 저렇게 입어야지.
전시회를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을 모르고 빠르게 한바퀴 돌았더니 나가란다. 화장실 가고 싶다고 거짓말해서 겨우 한번 더 봤더랬다.
물욕이 마구마구 생겼다.
다이어트 해야겠다는 마음이 마구마구 생겼다. 저런 옷을 누가 입을까 상상하는 재미도 대단했다.
파리의 가게와 스케치. 대표적인 의상과 악세사리. 후계자들의 작품들, 장르별, 주제별로 꾸민 방들이 있었다.
파리로 가서, 기어이 디올의 드레스 사입는 전쟁 미망인 영화도 기억나고, 그 영화 제목이 뭐더라?
역대 디자이너의 옷들을 보다가,
디올, 로랑, 라프 시몬스 등등의 옷의 실루엣, 색감, 디테일 하나하나를 보석 보듯 봤다.
가봉하는 방에는 아무도 없어서, 안내원이 내 사진을 찍어주는 행운이 왔더랬다
나는 흰 티에 초록 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갔는데, 어떤 성장한 관람객보다 내 차림이 잘 어울려서 좋았다.
디디피의 외관과도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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