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마다 한번 2월 29일에
망원동에서 연지를 만났다. 창덕궁 앞 데비스 키친에 데려가려고 갖은 애를 써 겨우 예약했건만 연지는 탁주를 마시고 싶단다. 1시간 이나 늦게 우여곡절 끝 5시에 망원역 도착하니 근처 까페서 "아몬드"를 읽고 있다. 연지는, 연지가 마시던 커피를 들고, 망원시장 "복덕방" 갔더니, 6시 들어오란다. 5시 20분, 그 추위에 연지와 어슬렁 대며 기다린다. 근 10일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 약속이 있었다. 한달에 한번 외출할까 말까 한 내게 힘든 일이다. 체력도, 마음도 모두 딸린다. 일상은 엉망이 된다. 나는 사람을 만나고, 함께 무언가를 먹고, 이야기 나누는 일이 늘 어색하고 어렵다. 약속 장소로 가면서, 늘 후회한다. 어쩌자고 내가 만나자 했을까, 지금이라도 도망가버릴까, 사고라도 나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