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묘지-봉하마을
평생 어머니 말을 듣지 않다가, 뉘우친 청개구리들은 유언대로 해변가에 어머니를 묻고, 물이 불어 떠내려갈까, 개굴개굴 운단다. 남쪽 바닷가가 고향인 나는 명절마다, 바닷가 묘지를 찾아 간다.서울서 나고 자란 이들도 나처럼 돌아갈 고향이, 돌아갈 바닷가, 개골개골 떠나가라 울어옐 묘지가 있을런지.나는 봄 가을, 바다로 돌아가 무덤를 찾아 헤맨다. 내 사랑 클레멘타인, 애나벨리, 혹은 그녀를 잃은 연인의 묘지헤어질 결심의 서래가 묻힌 곳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 많지만, 지난 가을, 부곡의 아버지 성묘 드린 후, 봉하 마을을 찾았다.노무현 대통령을 모신 곳.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로 129번지.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노란 바람개비를 날리며 사람들이 ..
24절기.
4계절, 12달, 4주, 365일,...... 시간을 나눈다. “메르시 크루아상"에서는 절기로 시장을, 시장에서 만나는 과일과 야채를 말했다. 나도 이제 내 인생을 절기로 꼽아봐야지. 애시당초 중국의 세월 셈법이고 근래 기후변화로 무시로 이상기후가 들이닥쳐 야단인데, 나는 또 뒷북인가, 매달 1일이면 마음 먹고 뭔가를 시작했다가 며칠 못가 다시 제자리인 난 새로운 달력을 달아보기로 한다. 계절로 치자면, 늦 여름, 달로 따져보면 8월, 절기로 치면 하지를 막 지났을까, 남반구로 이사가면 거꾸로가 되나? 갑자기 아주 거대하고 복잡한 시계 아래 내가 서있는 느낌이 든다. 시간을 아껴서 써야지. 지금 나는 가장 낮이 긴 하지를 지나 차츰 차츰 태양으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다. 1달에서 5일을 1후, 3후인 15일..
허준이 서울대 졸업 축사
그냥, 명문입니다. 필즈상 수상자인 수학자 허준이의 서울대 졸업사는 시구나 싶었습니다. 역시나 그는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 시인이 되기를 꿈꾸며 오래 방황했다고 했습니다. 허준이 수학자가 하회탈처럼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내를 바라보며 꿀 뚝뚝 떨어지듯 웃는 모습은 흐뭇했습니다. 수능 시험을 당장 봐도, 국어 , 사회, 과학, 영어는 자신있지만, 수학은 자신없다는 말이 놀랍고도 재미있었습니다. 삼만, 1/2, 1/3정도가 숫자네요. ㅎㅎ 수학자답게 안녕하세요, 07년도 여름에 졸업한 수학자 허준이입니다. 우리가 팔십 년을 건강하게 산다고 가정하면 약 삼만 일을 사는 셈인데, 우리 직관이 다루기엔 제법 큰 수입니다.저는 대략 그 절반을 지나 보냈고, 여러분 대부분은 약 삼분의 일을 지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