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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nes

자기만의 방-피화당,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고 2때 읽었지요. 
 
 A room one's own. 
 
그녀는 여성이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방과, 연간 500파운드의 수입이 있어야 한다고 썼지요. 
버지니아 울프는 지금으로부터 약 150년전 영국 작가입니다.
그 당시 자기만의 방을 가진 여인들이 몇이나 될까요
또 500파운드는 지금으로 치면 대략 15000만원 가량의 연봉이라네요. 
 
작가의 이름부터 매혹적이었어요. . 처녀 늑대라니, 
게다가 자기만의 방이라니. 
 
어린 시절에는 꿈도 꿀 수 없었고, 대학 들어가서도 기숙사나 하숙집을 전전해야 했기에 나만의 방을 30이 넘어서야 겨우 가졌답니다. 
어쩌면 저는  평생 나만의 방을 갖기 위해 살아온 셈이네요. 
 
여기서 잠깐, 여기서 문학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녀는 자기만의 방이라고 상징, 비유한 것입니다. 절대로 방 한칸이라고 한 적이 없어요. 
성이어도 되고, 건물, 혹은 땅 얼마든지 됩니다. ㅠㅠ 
자기만의 건물, 자기만의 대지(펄 벅)자기만의 토지(박경리)
상징과 비유는 얼마든 그 외연을 넓혀나갈 수 있는데, 저는 그러질 못했습니다. ㅠㅠ 심지어, 상징이란 것도 몰랐지요 ㅠㅠ
 
 girls, be ambitious!를 강조하고 싶네요. ㅎ
 
심지어, 전 자기만의 방에서 자기만의 의자로 점점 더 좁히고 줄여가는 삶을 살아왔답니다.
 
어쨌건, 저는 20년 넘게 자 ㅎ기만의 방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답니다. 
그 일로, 밥을 먹고, 아이를 키우고,  살림을 꾸려왔습니다. 
학생들로 붐비던 그 방이 비어갑니다.
 
언제든지 완전히 빈 공간으로 바뀔 수도 있어요. 
 
그 방에서는 테니스 코트, 소방서, 그리고 아름드리 나무가 보여요,
어두워져 가는 하늘을 더 짙은 초록으로 등진 나무들, 그  주변으로 등불이 하나둘 켜집니다.
반 백년된 아파트에는 아파트와 함께 늙어가는 원주민들이 있어요. 
한때 아이들의 웃고 떠드는 소리로 가득했던 놀이터도 헐거워지고요.
차창밖  차 소리는 여전합니다. 
 
저는 텅빈 이 방에 이름을 지어줘야겠다. 이 방에서 집을 지어야지.
그렇게 문득 당호가 떠올랐습니다. 
신사임당, 허난설헌, 모두들 집의 이름입니다. 
수졸당, 자목헌 등 아름다운 집 이름들은 너무 많습니다. 
 아직까지는 ㅎ피화당이 유력합니다.
박씨 부인이 남편의 냉대에도 아랑곳 않고, 뒤꼇에 지었던 정자이름입니다.
그렇기도 하고, 
 
늘 화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들었어요. 사실 전 화 난 게 아니고 두려웟던 건데요.그 말 들을 때마다 속상했어요. 화를 피한 집. 화의 껍데기 집 그런 뜻도 되고요. 
그런데 소리가 입에 잘 붙지 않고, 뭔가가 부족해요. 그래서 현재로서는 후보일뿐. 
 
그 방에서 의자에 앉아 하루종일 집을 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