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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크@피클스 이번에도 요리책을 봤다. 음, 일단 번역이,,,,,,,, 처음 먹어보지만, 느끼한데다 맛도 없어서 다시는 먹고 싶지 않은 음식같았다. 소금 지방 산 열이란 책의 임팩트를 이길 순 없다. 충격적이었다. 스모그 앤 피클스도 꽤 괜찮은 제목이긴 하다. 나중에 꼭 써먹어야지. 영화 미나리를 요리책으로 바꾼 것 같다. 밥, clay에서 만난 요리 대가 제레미아 타워, 셰파니스의 공동창립자의 반응, 남쪽으로 가서 만난 목사님 이야기가 기억난다. 그리고 덮밥의 가능성, 밥과 레물라드양과 휘파람소와 클로버새와 블루그래스돼지와 도축장수산물과 검증피클과 결혼채소와 자선버번과 안주버터밀크과 노래방, 특히 구입처 강건하고 까다로운 우리 가족은 대대로 찰진밥을 먹고 자랐고 나 또한 마찬가지다. 밥은 나를 튼튼하고 똑똑하게 키..
2025-을씨년스럽다vsWTF 2025년은 60 갑자 중 42번째인 을사(乙巳)년이다. 쓸쓸하고 스산한 분위기나 매우 가난하단 뜻의 "을씨년 스럽다"는 표현은 역사속 을사년들로부터 유래했다.  지난 을사년엔 조선 4대 사화(士禍) 중 마지막인 1545년 을사 사화가 있다. 왕위 계승을 둘러싼 외척 윤씨들 간 내분이 대윤·소윤 갈등으로 번져 대윤 일파가 숙청된 사건이다.한데, 이순신 장군의 탄생년도이기도 하다. 덕분에 일본도 을씨년스러웠더랬다. ㅎㅎ일각에선 큰 흉년이 들어 전국적 구휼을 시행했던 1785년 을사년을 을씨년스럽다는 말의 시초로 본다.하나, 가장 유력하기론, 일본이 대한제국을 ‘보호’하겠다며 외교권을 강제 박탈, 사실상 식민지로 만든 을사늑약이 체결된 1905년이다. 그 시대 흉흉한 민심을 가리키며 ‘우리나라는 을사년마다 ..
새해에는 흰 새해 첫날 반포 성당에서 미사드린 후 떡을 받았다.흰 설기떡에 견과류를 흩뿌린 뜨끈한 떡을 받으며 아이들이 "핫팩"이다라고 외쳤다. 나도 두 손으로 고개 숙여 받았다. 오늘도 미사드린 후, 리치몬드에 들렀다. 늦은 시간이라 식사빵은 다 팔렸겠거니 하고 들어갔는데 역시다.대신 흰 식빵을 한봉 샀다. 거의 십년 만에 사본 하얀 식빵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그토록 먹고 싶어한 흰 빵이다. ㅎㅎ남편을 위해 밤파이도 하나 샀다. 임윤찬의 “사랑의 꿈” 들으며 하얀 빵과 밤 파이를 들고 귀가한다. 나 역시 그 연주 들은 수백만 청준처럼 임윤찬에게 고백받았다 ㅎ 온 몸은 무겁고 두들겨 맞은 듯 아프다.머리 카락이 없어서, 시리게 춥다.눈은 침침하고, 머리는 둔하다.얼굴은 노추를 막을 길 없다. 기쁘다. 고마운 밤..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소설.이현정 교수의 책 유튜브를 곧잘 듣는다.왜 그런 사람있잖아, 환하고 착한 데다 열심히 사는데 게다가 뛰어나니까지 해.그런데도 이건 뭐 질투도 나지 않고, 그냥 쟤는 저러려니.뭔가 지켜주고 싶고, 그의 지인이란 거 자체가 자랑스러운 그런 존재.  하얗고 복성스러운 얼굴에 책 이야기를 하는 서울대학교 문화 인류학과 교수라니. "데미안"을 처음으로 들었는데, 고등학교 시절 "데미안"을 찬양하는 친구들이 그렇게 많았다. "알은 세계다. 새는 알을 까고 나온다"  생각해보면 엄청 웃기는 말이기도 하다.알이 3개라고? 더 많던데?요즘은  자동 부화기가 있어. 그전에 죽어,  그때도 난 데미안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친구 엄마랑, 연애하는 호로자식 정도로 생각했으며되게 어른인척, 훈수 놓는 재수없는..
시티뷰 우신영, 곽아람 기자가 재미있다고 해서 빌려봤다. 올해의 첫 책이다. 제목이 재미있다. 호텔에 가면 "시티뷰" "오션뷰" "마운틴 뷰" 뭐 그런 방들을 선택한다. 보통 "시티뷰"면 시끄러운 거리나 다른 건물을 마주한 그저 그런 방이다. 우연히 묵게 된 한 호텔이 숙박료도 싼데다, 밤에 이상하리 만큼 잠자리가 뒤숭숭했는데 알고 보니, "묘지뷰"였다는 소리도 들은 적있다.  어쨌건 우신영의 "시티뷰" 였다. 혼불 문학상 수상작이다. 최명희 작가였던가, "혼불"을 쓴 작가를 기리는 상이라는데. 짜임도 뛰어나고, 캐릭터 개성적이며, 주제나 현실과의 거리감도 좋다. 문장도 빼어나다. 그런데, 전통적인 한국 소설의 얼개인가 싶었다. 그러니까, 심윤경이나, "로야"를 쓴 그 누구지? 그 작품들처럼, 복선을 깔아가며 ..
비엔나 1900년전 절대 기대하면 안된다.절대 광고를 믿어선 안된다. 전시회 갈때도, 오랫만에 누군가를 만나러 갈 때도 늘 마음에 새긴다. 포스터의 글씨가 참 아름다웠다.우리의 서예처럼 그들도 개성적인 글자체를 뽐내고 있었다. 그리고 에곤 쉴레의 스케치를 본 것만으로 충분하다. 한번의 눈길로, 누군가를 알아보듯, 그의 스케치만으로 충분했다. 얇고 가는 선으로 심장, 폐, 뇌를 찌른다. 영혼에 가 닿는다. 바람에 흔들리는 겨울 나무, 골고다 언덕이 특히 좋았다. 풍경화도 텅비고, 춥고, 단정하면서 끔찍하도록 외로웠다. 1920년대 우리나라 선구적 화가들의 화풍과 닮아있어서 이상하게 위로가 되었다. 나오는 길에 사춘기 아들과 함께 온 중년의 남자가 내게 사진을 부탁했다. 흔쾌히 카메라 버튼을 여러번 누르며 부자가..
걷다 여러 사정으로 여의도 탄핵 집회를 가지 못했다.역사적 순간에 나도 참여하고 싶었으나,지난 주에는 드디어, 광화문 집회에 갔다. 사직단에 내려서, 걸었다. 매우 추웠다. 옷을 껴입고, 스키 부츠까지 신고 나갔다. 사람들이 많았다.깃발이 휘날렸다.깃발에 적힌 글귀를 읽는 재미가 대단했다.공연 중이었다. 젊은이들이 많이 보였다. 사직단에서 시작해서, 광화문 광장 지나, 경복궁 앞 동십자각을 거쳐 안국동 거리를 걸었다. 창경궁 앞까지 홀로 다같이 걸었다. 이렇게 아무런 목적없이. 이렇게 큰 목표를 갖고 걸었던 것이 언제였을까? 마음이 뜨거워야, 사랑해야,걸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걷는다. 아기도 엄마를 향해 걷는다.아기도 세상을 향해 걷는다. 나도 걸..
요리는 장비빨-스타우브편 요리는 장비빨, 청소는 장비빨이란 말 믿지 않았다.나는 워낙 새로운 물건에 대한 관심도 없고, 무엇보다, 정리정돈을 못하는 내게 새로운 물건을 사는 일은 엄청난 스트레스이기에, 그러면서 무슨 옷은 그리 많이 사시는지요 라면 할 말이 없단다. 이사를 앞두고, 물건들을 많이 버렸으니, ㅋ 또 사야하지 않겠니? ㅎㅎ그래서 큰 마음 먹고, 스타우브의 주물 냄비를 샀다. 손목을 내어주고 밥맛을 얻었다는 그 무거운 가마솥 말이야.너 자취나갈 때 여자 친구와 고기 구워 먹을 때 쓰라고 사준 것 말이다.생각보다 더 컸고, 더 무겁더라, 일단 씻어서, 기름칠하고, 그 유명하다는 솥밥을 해봤지. 아빠 시험 합격하고 선물 받은 풍년 압력솥도 맛있고 좋았어. 작고 소박하고 극히 자신의 임무에 충실한 딱 아빠같은 밥 솥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