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대첩을 보며
확언컨데, 나는 베를린 필하모니도 당장 협연할 수 있다. 뒷북으로 말이다. 흑백 요리사도 다 끝난 마당에, 10년도 훨씬 지나 한식대첩을 보았다. 백발에 고운 한복입고 단정하신 심영순 선생님. 꼿꼿하고 깐깐한 모습을 닮고 싶다. 아이고 청년처럼 젊었던 백종원씨. 요리며 스타일 그 모든 것이 내 취향이 아니지만, 참 젊으셨군최현석은, 키크고 잘 생기고, 능력있으며 누구에게나 사랑받지 싶은 매력이 넘친다. 복이 많은 사람이다. 김성주는 진행 능력이 뛰어나다. ㅎ 그도 참 젊었네. ㅎ 각도의 명인들이 나와서, 한식으로 매 순간 진검승부를 벌인다. 제주 만의 재료에 대한 자부심, 독특한 향토 요리를 소개하고 싶어했다. 예로부터 미향으로 유명했던 전라남도,전주, 고창 등을 품은 전라북도,의외로 강적이었던 충청..
책을 버리며
이사를 앞두고 책을 솎아낸다. 30년 넘게 그림자처럼 끌고 다니던 책들을 다 버렸다. 시집. 세계 문학 전집. 각종 개론서들, 수필집. 각종 취미서들, 전공 서적들, 싸그리 다버렸다. 사놓고 읽지 못한 책들은, 영원히 못 읽을 거 같아 버리고, 그때는 좋았지만, 지금은 그저그런 책들도 버리고, 각종 사전들이며 교과서들 미련없이 다 버렸다.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난 똑같이 돈 아껴서 책을 사서, 모으고, 모시고 살겠지만, 그게 바로 나이지만, 나의 미련함,나의 취향나의 청춘나의 바램나의 .......... 그토록 책 버리기가 어려웠던 까닭은 책이 곧 나라고 여겨서이다. 나를 버릴 수야 없으니까,버림받는 나를 견디기 힘드니까, 그래도 다 버렸다. 그래서 거의 천 권은 될 듯하다. 물론 버리지 못한..
스모크@피클스
이번에도 요리책을 봤다. 음, 일단 번역이,,,,,,,, 처음 먹어보지만, 느끼한데다 맛도 없어서 다시는 먹고 싶지 않은 음식같았다. 소금 지방 산 열이란 책의 임팩트를 이길 순 없다. 충격적이었다.스모그 앤 피클스도 꽤 괜찮은 제목이긴 하다.나중에 꼭 써먹어야지. 영화 미나리를 요리책으로 바꾼 것 같다. 밥, clay에서 만난 요리 대가 제레미아 타워, 셰파니스의 공동창립자의 반응, 남쪽으로 가서 만난 목사님 이야기가 기억난다. 그리고 덮밥의 가능성, 밥과 레물라드양과 휘파람소와 클로버새와 블루그래스돼지와 도축장수산물과 검증피클과 결혼채소와 자선버번과 안주버터밀크과 노래방,특히 구입처 강건하고 까다로운 우리 가족은 대대로 찰진밥을 먹고 자랐고 나 또한 마찬가지다. 밥은 나를 튼튼하고 똑똑하게 키웠고 ..
시티뷰
우신영, 곽아람 기자가 재미있다고 해서 빌려봤다. 올해의 첫 책이다. 제목이 재미있다. 호텔에 가면 "시티뷰" "오션뷰" "마운틴 뷰" 뭐 그런 방들을 선택한다. 보통 "시티뷰"면 시끄러운 거리나 다른 건물을 마주한 그저 그런 방이다. 우연히 묵게 된 한 호텔이 숙박료도 싼데다, 밤에 이상하리 만큼 잠자리가 뒤숭숭했는데 알고 보니, "묘지뷰"였다는 소리도 들은 적있다. 어쨌건 우신영의 "시티뷰" 였다. 혼불 문학상 수상작이다. 최명희 작가였던가, "혼불"을 쓴 작가를 기리는 상이라는데. 짜임도 뛰어나고, 캐릭터 개성적이며, 주제나 현실과의 거리감도 좋다. 문장도 빼어나다. 그런데, 전통적인 한국 소설의 얼개인가 싶었다. 그러니까, 심윤경이나, "로야"를 쓴 그 누구지? 그 작품들처럼, 복선을 깔아가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