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현아,
나현아, 나현아, 나현아, 내가 듣는 심장이었야 했어. 나현아, 나현아, 나현아, 널 다시 만날 줄 알았어. 나현아, 나현아, 나현아, 그곳에서 평안하길. 나현아, 나현아, 나현아
군고구마와 초코렛처럼,
해남의 고구마를 사서 구웠습니다. 두툼한 그릇에 고구마를 넣고, 오래 구웠습니다. 꿀고구마라고 하던데, 밤고구마와 호박 고구마의 장점만 가져와 달고 맛있다고 해요. 사실 전 밤고구마파인데, 예전에도 물고구마 파인지 밤고구마 파인지 서로 가르고 그랬죠. 부어먹는가, 찍어 먹는가 비빔 냉면인가, 물 냉면인가, 전 들큰한 식감이 질색이라, 팍팍한 밤고구마파죠 물고구마의 계보를 잊는 것이 호박고구마, 진뜩거리며 달디단 고구마라던데, 역시 질컹거리는 질감이 싫어서요. 그런데 그 두가지를 절묘하게 합친 꿀고구마가 나왔다길래 구웠지요. 과연, 밤고구마처럼 포실한 질감과, 달디달면서 노란 속살은 호박 고구마를 닮았네요. 막 구운 고구마의 맛을 어디다 댈까, 한도끝도 없이 먹을 수 있을 거 같고, 도저히 멈출 수가 없어..
모모에게
모모야, 내일 네가 수능을 보는구나, 너를 안지 10년쯤 되었던가, 네 이름을 자주 들었어. 함께 요가하던 할머니께서 영특한 손녀 이야기를 자주 하셨고, 운동하던 중, 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 듣고 할머니 뛰어나가던 기억도 나, 그러다, 네가 중학생이 되었고 나는 네 영어 선생이 되었지. 넌 영어를 무지 싫어했고, 영어 수업을 하기만 하면 곧바로 졸았고, 영어 성적도 좋지 않았어. 대신 너는 농담하는 것, LOL을 비롯한 게임하기를 즐겼어. 그러니까, 우린 매우 달랐단다, 나는 영어란 언어를 가르치는 사람인데, 넌 질색이었고, 넌 기계와 숫자가 하는 말들을 좋아했어. 네가 미하엘 엔데의 "모모"를 꼭 읽어보라고 했단다. 사실 나는 지금도 "모모"와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가 헷갈려. 마을의 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