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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mph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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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정태춘의 곡이다. 나는 그저그렇다. 교보 문고  현판의 시가 바뀌었다는 기사를 봤다.계절마다 교보문고에는 새로운 시가 걸린다. 그 시를 보면서 계절을 난다.  지하철스크린 도어에도 시가 쓰여있다. 한국 현대시, 고대시, 시민 당선작세계의 명시 등이 골고루 적혀 있다.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시를 읽었다. 이만하면 시인의 마을 아닌가, 서울은,  시가 있는 한 서울은 시인의 마을이다.  시인은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시인은 줄여서 말한다. 시인은 새롭게 말한다. 시인은 때로 아픈 진실을 아름답게 말한다.  내 말 또한 시가 되기를 줄이고 또 줄이기를 새롭기를 참되면서 아름답기를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어느 날 고궁(古宮)을 나오면서                                          김수영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王宮)의 음탕 대신에오십(五十) 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옹졸하게 욕을 하고한 번 정정당당하게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越南)파병에 반대하는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이십(二十) 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가로놓여 있다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사십야전병원(第四十野戰病院)에 있을 때정보원이 너어스들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개키고 ..
김민기-대학로, 혜화동, 학전, 김민기 선생님이 소천하셨다. 향년 73세, 젊다. 너무나 젊으시다. 위암으로 가셨다고 한다. 아침 이슬, 백구, 작은 봉우리, 한계령, 타박네야 그는 낮고 서늘한 목소리로 담담하게 노래하셨다. 훗날 학전 소극장에서 연극과 뮤지컬을 지휘하셨다. 학전 소극장의 거의 모든 연극과 뮤지컬 을 다 보러갔었다. 객석의 불이 꺼지면 맨 뒷자석에 앉아서 무대를 바라보시던 모습 여러번 뵈었다. 어느 겨울 현우랑 함께 연극보고서, 김민기 선생님께 부탁드렸다. 아이와 꼭 사진 한장 찍어주십사하고, 반백에 아주 두터운 목도리를 칭칭 감고 계셨는데 손사래 치시며 자신은 그럴 위인이 아니라셨다. 김민기 선생님이 위인이 아니라면 대체 누가 위인일런지. 혜화동 지기, 대학로의 청년, 학전 연출가, 김민기 선생님이 가셨다. 서울대 병..
바다 100층 짜리 집 성대 천년홀에서 봤다.세상에 유치원생용 뮤지컬인 줄 모르고 갔다.홈플러스에서 무료로 나눠준 표, 내가 점심 대접하겠다고 해서,"중문"서 밥 먹으려했으나, 수요일인데도 문 닫고, 뙈약볕 걸어서 성대 입구 페르시안 궁전, 최악이었다. 세트메뉴가 43000원, 밀가루 잔뜩 든 진짜, 더럽게 맛없는 음식. 절대로 블로그 못믿겠다.  갔더니 애들 바글바글, 갔더니, 무료표 받아온 노인들. 2층 올라가서 커피 마시고, 호스피스 일하는 분이랑, 잠깐 이야기하고 착석,  배를 탄 소녀가 인형을 바다에 빠뜨렸다. 그 인형의 머리, 옷, 가방, 신발이 하나씩 떨어진다. 그것들을 가진  바다 생물들과 인사하며 대신 뭔가 다른 것들을 받아서 결국 뭍으로 올라온다. 이야기 구조 자체는 단순했지만, 그럭저럭 볼만했다. ㅎ 아주 ..
돈키호테 발레 돈키호테를 봤다. 세르반테스가 썼다는  돈키호테, 산초, 로시난테가 나오는 소설은 당연히 본 적이 없다. 무수히 들었다. 풍차를 향해 돌격했다는 둥, 이상주의의 전형이라는 둥, 소문만 무성할 뿐 직접 본 적도, 실제 만난 적도 없는 것들이 어디 소설 "돈키호테 "뿐이랴.  발레 "돈키호테"는 의상, 음악, 안무, 한국 발레리나의 기량 등등 세계 최고 최선이래서 보러갔다. 절대로 기대하면 안된다. 기대가 크면 기쁨과 만족은 그만큼 멀어진다. 그렇게 다짐하며 갔다. 과연 듣던 그대로, 대단했지만 공연 내내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왜 그랬을까? 앞에서, 스무번째 줄이라 무용수의 표정, 땀과 숨도 가깝고, 왼쪽에는 홀로 발레 공연 보러 온 30대 초반의 아리따운 아가씨, 오른쪽에는 8살쯤 되어보이는 사..
뮤지컬 파가니니 뮤지컬에 대한 내 생각은 그렇다. 첫째, 무지 비싸다. 둘째, 엄청 비싸다. 셋째, 겁나 비싸다. 넷째, 대단히 비싸다. 뭐 이 정도, 다섯째, 말로 해도 될 걸 왜 굳이 노래로 하니 당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여섯째, 조승우는 꼭 직접 보고 싶다. 뭐 그 정도? 파가니니는 많이 들어봤다. 손가락이 아주 길고 바이얼린 연주로 사람들을 홀렸다는 정도,, 드레스에 벨벳 망토를 걸친 지인과 극장 용에서 "뮤지컬 파가니니"를 함께 봤다. 굉장히 좋은 자리여서 사람의 목소리가 이다지도 뛰어난 악기인지. 창작 뮤지컬이 어디로 가고 있으며(오페라의 유령이랑 레미제라블, 의사 안중근까지 보이더군 ㅎ, 그럼 어떤가, 누구나 처음은 초라하고, 누군가를 따라하는 게 자연스럽다) 우리 뮤지컬 배우들의 역량이 어느만큼이나 대..
뭉크전 햇살이 뜨거웠다.한여름같았다.  뭉크의 자화상, 어둠 속에 두상만 떠있는 줄 알았는데, 아래에 팔도 아닌 팔뼈가 나란했다.나란히 나란히.  전시회에는  판화가 많았다. 입을 지워버리거나, 손을 뭉툭하게 그리는 대신 눈은 훨씬 풍요로웠다.       여인에게 많이 차였나보다. 병과 죽음이 평생 그를 따라다녔다 보다. 북유럽이니, 나무가 흔했을 테고, 나무를 조각칼로 파내서, 판화를 그렸나보다.  그림 속에서 소리가 들렸다.나도 글 속에서 소리가 들리기를 꿈꿨다. 판화를 찍은 후 조금씩 다르게 채색하고 주제가 반복되는 것 오사 게렌발의 그래픽 노블이 기억났다. . 판화보다 그림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액자였다.어떻게 저리도 맞춤한 틀을 골라냈을까,  비명 혹은 절규는 너무 작아서 꺄악, 비명 지를 뻔했다. ..
시간의 결정-까르띠에 바람 햇살 참 좋더라, 오늘  DDP갈수있냐, 히히 지금 일하러 가는 중이에요. 기후가 인간을 만드는 것 같아, 응 전시회너랑 같이 보고 맛잇는 거 사먹으려고 데이트 할 수 있었는데 아쉽네요. 맘에 들면 몇개 훔쳐오려고,  잡히면 서로 모르는 사람인 것으로 ㅋㅋㅋ   이정우 언니가 꼭 가보라했기에 시키는 대로,이정우 언니가 절대 가져오면 안된다길래 시키는 대로, ㅋㅋ "시간의 결정" 시간이 모여서 결국, 뭐 그 정도겠으나시간이 정한 것들 그렇게도 읽혀서 마음에 들었다.  2006년 덕수궁 전시회를 잊지 못해서 다시 찾았다. 그 때는 어찌어찌해서 아주 부잣집 패물 상자랑, 피륙 함을 열어본 재투성이 아가씨 기분이었더랬다.  이번에는 색과 색(초록과 파랑, 청록과 보라, 은과 옥, 아쿠아 마린과 수 많은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