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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mph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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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전 햇살이 뜨거웠다.한여름같았다.  뭉크의 자화상, 어둠 속에 두상만 떠있는 줄 알았는데, 아래에 팔도 아닌 팔뼈가 나란했다.나란히 나란히.  전시회에는  판화가 많았다. 입을 지워버리거나, 손을 뭉툭하게 그리는 대신 눈은 훨씬 풍요로웠다.       여인에게 많이 차였나보다. 병과 죽음이 평생 그를 따라다녔다 보다. 북유럽이니, 나무가 흔했을 테고, 나무를 조각칼로 파내서, 판화를 그렸나보다.  그림 속에서 소리가 들렸다.나도 글 속에서 소리가 들리기를 꿈꿨다. 판화를 찍은 후 조금씩 다르게 채색하고 주제가 반복되는 것 오사 게렌발의 그래픽 노블이 기억났다. . 판화보다 그림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액자였다.어떻게 저리도 맞춤한 틀을 골라냈을까,  비명 혹은 절규는 너무 작아서 꺄악, 비명 지를 뻔했다. ..
시간의 결정-까르띠에 바람 햇살 참 좋더라, 오늘  DDP갈수있냐, 히히 지금 일하러 가는 중이에요. 기후가 인간을 만드는 것 같아, 응 전시회너랑 같이 보고 맛잇는 거 사먹으려고 데이트 할 수 있었는데 아쉽네요. 맘에 들면 몇개 훔쳐오려고,  잡히면 서로 모르는 사람인 것으로 ㅋㅋㅋ   이정우 언니가 꼭 가보라했기에 시키는 대로,이정우 언니가 절대 가져오면 안된다길래 시키는 대로, ㅋㅋ "시간의 결정" 시간이 모여서 결국, 뭐 그 정도겠으나시간이 정한 것들 그렇게도 읽혀서 마음에 들었다.  2006년 덕수궁 전시회를 잊지 못해서 다시 찾았다. 그 때는 어찌어찌해서 아주 부잣집 패물 상자랑, 피륙 함을 열어본 재투성이 아가씨 기분이었더랬다.  이번에는 색과 색(초록과 파랑, 청록과 보라, 은과 옥, 아쿠아 마린과 수 많은 보..
갤러리 현대, 김창열 전 나의 시어머니는 키도 체구도 작으시나, 손이 무지 크시다. 얼마나 손이 크신지. 그 커다란 손으로 엄청난 물건들을 주시며 나를 잡아보려하셨다. ㅎ 나는 정리에 젬병인데다, 물건에 대한 욕심도 없고, 무엇보다, 내 의지로 선택한 삶을 살고 싶었다. 누군가 미리 계획하고 앞서서, 준비한 생을 견디기 힘들었다. 그렇게 뭐든 잔뜩 주시려는 어머님과 아주 오랫동안 갈등했다. 아주 가끔 내가 어머님께 주십사 부탁하는 것도 있었다. 그 중 하나,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그림이 있는 달력이었다. 어느 해인가, 녹십자에서 나온 달력에 김창열의 물방울이 있었다. 나는 어머님께 저 달력을 꼭 갖고 싶다고 말씀드려 받았다. 그해가 다가도록 나는 12개의 물방울을 보면서 보냈다. 어머님, 감사합니다. 제게 그 물방울들을 선뜻 주..
붓다와 소성 전-임상진 AI 전시회 나오는 길에 봉은사에 들렀다. 부처님 생신도 다가오는지라, 사찰은 북적이고 있었다. 햇살에 색색의 등은 둥근 문양이 되어 바닥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코엑스 지척에 절이 있다는 건 꿈같다. 몇 분 상관으로 AI 전시와 불교 사원을 동시에 볼 수 있다니 기적같다. 이런 예기치 않은 일들이 우리를 살맛나게 한다. 평지나 마찬가지인 경내를 둘러본다. 나현이의 극락 왕생을 빌며 분향했다. 가족들을 위한 기도도 잊지 않았다.  경주에는 중생을 위해 엎드려 기도하는 부처가 있다고 한다. 그 부처님과 함께 사진을 찍고,바로 옆 기둥에는 "붓다와 소성전"이란 전시회가 선불당에 열린다는 포스터가 붙었다.  선불당에 들어가니, 관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다이앤 폰 퍼스텐버그 스타일의 랩 원피스를 입고 머..
고도를 기다리며 사무엘 베케트의 부조리극이다. 신구, 박근형의 연극을 보기 위해서 책을 봤다. 구순에 가까운 연극 배우가 장기 공연을 한다는 데, 연극 배우하는 제자가 강력하게 추천해서, 남산 달오름 극장에서 봤다. 모든 예술 작품은 제목이 그 반이다. "고도를 기다리며 " " 고도"란 작가 사무엘 베케트도 잘 모른다고 한다. 누구인지도 모르고 언제 올지도 모르고 계속 기다린단다. 고도란 누구일까, 미래, 희망, 예수, 구원, 사랑, 결혼, 가족, 죽음, 기억, 치매,........ 그 모든 것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그리고 매번 달라진다. 희곡을 읽을 때마다, 연극을 볼 때마다 달라진다고 한다. 나는 1부 시작하자마자 졸았다. 함께 간 지인에 따르면 옆 사람의 어깨에 기대서 자기도 했단다. 머리를 흔들면서 신나게..
더 클래식 30주년 콘서트 97년 김광진의 노래를 처음 들었다. "진심"진심 ㅎ가사가 좋았다. 나는 가사만 듣는 사람이니까,  물론, 그 전에도 김광진은 대단한 가수였다. 마법의 성, 여우야 등으로 연타석 홈런을 친 대단한 타자였으니까, "처음 느낌 그대로" "사랑의 서약" "그대가 이 세상에 있는 것만으로" "덩크슛" 등 그가 작사 작곡한 곡들도 무수했다. 그러니까, 안타, 대타, 도루도 뛰어난 타자였다. ㅎㅎ그리고 그는 삼미 수퍼스타부터 시작해서, 키움까지 엄청난 인천 야구프로팀 팬이란다.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장에서 그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ㅎ 내 귀에 그가 들어온 것은 "진심"이 처음이었다.  그 때는 가끔 노래방 가서 노래하기도 했으니까, 난 늘 "진심"을 불렀다. 그 곡은 진심을 다하되  가벼워야 한다. 내 노래가 ..
이정윤, 김주원 the one 2007년 국립 발레단 프리마돈나 발레리나 김주원은 무용가이자 연인 이정윤과 함께 찍은 세미누드를 잡지에 게재했다는 이유로, 논란이 일었다.감봉 등의 징계를 받고, 사진을 내리면서, 마무리 되었는데, 그녀는 눈물을 보이며 " "무용수는 자신의 몸을 통해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그러나 막상 내 몸이 정확히 어떤 모습인지 스스로 알기 쉽지 않다. 그래서 담고 싶었다"며 "내 신체를 여과 없이 기록하고 기억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 사진은 지금도 기억날 만큼 아름다웠다. 무용가들은 신체가 곧 작품이고 , 하루하루 변해가는 몸을 기록으로 남기려 했다는데, 게다가 무용계 큰 별들이 목하 열애 중이었으니, 그 얼마나 자연스러운가,  그 시절 정동 극장에서 초연된 " The One"  이란다. 사랑하는 이,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