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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mphlet

이정윤, 김주원 the one

2007년 국립 발레단 프리마돈나 발레리나 김주원은 무용가이자 연인 이정윤과 함께 찍은 세미누드를 잡지에 게재했다는 이유로, 논란이 일었다.
감봉 등의 징계를 받고, 사진을 내리면서, 마무리 되었는데, 그녀는 눈물을 보이며 " "무용수는 자신의 몸을 통해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그러나 막상 내 몸이 정확히 어떤 모습인지 스스로 알기 쉽지 않다. 그래서 담고 싶었다"며 "내 신체를 여과 없이 기록하고 기억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 사진은 지금도 기억날 만큼 아름다웠다. 무용가들은 신체가 곧 작품이고 , 하루하루 변해가는 몸을 기록으로 남기려 했다는데, 게다가 무용계 큰 별들이 목하 열애 중이었으니, 그 얼마나 자연스러운가, 
 
그 시절 정동 극장에서 초연된 " The One"  이란다. 
사랑하는 이, 세상 하나 뿐인 사람, 둘이서 하나로, , 둘이었으나 이제는.... 여러 뜻을 품고 있으니. 
물론 남과 여, 현대 무용과 발레, 음악과 무용, 현대와 고전, ,,,,, 여러 짝을 내포하고 있으리니.
 

 
 
무대는 온 세상이 성적인 에너지로 가득차 있지 싶을 정도로 관능적이었고 슬펐다.
그들의  손은 잠시 스쳐 지나갔고, 포갰던 팔은  곧 멀어졌으며, 서로를 끌어당길 듯 바라볼 뿐이었다.
마지막에 이정윤은 손으로 김주원의 두상을 감싸고, 김주원은 이정윤을 안는다. 상대에게  먼지처럼, 숨결처럼 가볍게 몸을 얹어도, 하늘과 땅이 부딪힌다. 바다와 육지가 만난다. 
 
 
2007
https://youtu.be/TcJE4yyaG1Q?si=n_BhJ_-RTNlgJFgX
 
올 초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에 갔다가 김주원씨를 우연히 만났다. 흰 누비 코트를 입고 쪽진 머리를 한 그녀는 여전했다. 그녀에게 인사하며 "더 원"을 기억한다했더니, 아주 먼데를 보는 눈빛으로 아주 오래전 공연이라고 했다. 
 
찾아보니 4년전 이천 서희 역사관에서  촬영한 " The one"  이다. 오랜 시간 지나 두 중년 무용수가 검은 옷을 입고서 춤을 춘다. 헤어진 지 오래라 들었는데, 둘은 여전히 사랑하고 있었다. 얼굴은 더 무르익고, 몸은 한층  더 깊어졌다. 그들은 연애, 젊음, 별리, 그 모든 것들을 넘어서 " The One"이었다. 
 
2007년의 터질 것 같은 관능은 사라졌다. 그 자리에 또 하나가 들어왔다. 믿음이, 평화가, 그리고, 해방이.... 
 
2020
 
https://youtu.be/M58BRg-b1bk?si=DZjoavC_CRZyITn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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