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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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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과 망치, 장도리 그리고 벽 투명한 플라스틱 재질의 고리들이 집으로 왔다. 그걸 벽에 꾹 눌렀더니, 요리 도구나, 장갑을 걸수 있었다. 거슬리지 않고, 깜쪽 같았다. 남편에게 고마워하며 신나게 쓰다가,어느날, 두둑 소리가 나더니 바닥에 떨어졌다. 다시 벽면을 닦고 붙여 봤는데 얼마지나지 않아 다시 바닥에 떨어진다. 여러개를 주문해서, 다시 해봐도 마찬가지다. 한번에 다 버려야 하는데, 바닥에 투명한 고리들이 뒹굴고 있다. 비싸지 않으니, 그닥 아쉽지 않으나, 알리니 테무니 다이소니 하는데서, 몇 백원 몇 천원짜리 생활 용품이 쏟아지니, 물건들은 점점 더 쉽게 버려진다. 영원히 쓰는 물건은 없다고 내게 자주 말하지만, 요즘은 정가에 대한 생각을 자주한다. 어디를 봐도 30%, 50%, 70% 세일이란 문구가 달려있다. 아예 정가가..
나홀로 나무 동쪽으로 이사온지, 100일이 지났다. 작은 집이라 많은 물건을 버렸다. 그래야 앞으로 나갈 힘이 생기니까, 그러고도 또 많이 들였다. 아파트 단지가 겨울에 아름답기란 어렵다. 눈이 내려 쌓이지 않고서야, 겨울에 본 첫인상은, 2미터 넘는 농구 선수 같았다. 그러니까 서장훈처럼, 장신에 피지컬이며 두뇌 회전 모두 뛰어난 선수라기보다는 키는 무지 큰데, 운동신경이나 센스는 좀 모자란 듯 보였다. 처음엔 동네가 낯설고 장볼 데가 없어 쿠팡같은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기도 했으나, 곧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상가를 다니기 시작했다.성산 시영 아파트 혹은 목동 아파트 단지처럼 오래된 주거단지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아파트와 함께 평생을 보낸 주민들은 수수하면서 느긋하고 여유있다. 그러다 곧 큰 마트가 생겨고, 단..
로또 당첨! 지혜, 슬기 성령 강림 대축일에 뽑은 카드에서, "지혜, 혹은 슬기"가 나왔다.얼마나 기쁘던가, 늘 지성을 쫒아왔으나, 어느날 "지혜"가 필요하다 싶던 찰나에 한데, 지혜가 곧 온단다. 내게, 그건 약속이다. 기쁘다. #로또#성령강림대축일#지혜#김광진
쿠팡이츠 나도 드디어 주문 배달을 시켜봤다. 아파트 오픈 카톡방에서 맛있다고 야단인 중국집에 주문해봤다. 역시 절대로 기대하면 안된다.블로그에서 그렇게 속고도 설마설마 아파트 오픝 카톡방에서도 속을 줄이야. 어쨌건 처음으로 쿠팡이츠 어플도 깔고, 식당에 전화해서 직접 주문하면 안되냐고 물었더니, 그러면 배달료가 더 비싸다나?아니 왜 그런 짓을 하는 걸까, 어째서 쿠팡 이츠에 수수료를 내야 하는 걸까, 그냥 주면 될걸,,,내가 너무 한심한 걸까, 주문한지 30분 후에 음식이 왔다, 짬뽕, 짜장, 탕수육, 그리고 서비스로 만두, 일단 면이 불어있다.양도 적다.소스는 식어빠져 무슨 맛인지도 잘 모르겠다.아파트 주민에게만 특별히 준다는 군만두 역시, 양도 적고, 시판제품 튀겨 파는 것 같다. 34000원 가지고, 뭘..
넷플릭스를 신청해서, 집에 새로 텔레비전을 들였다.텔레비전이 고장난지 10년 가까이 된 것 같은데, 그냥 텔레비전 없이 지낼까하다, 큰 마음 먹고, 100인치 짜리로 구매했다.텔레비전이 설치되던 날, 기사가 참으로 능글능글 유들유들했고, TV를 잘못 다뤄 화분을 다치게 하고도 어물쩍 넘어가려는 게 괘씸했더랬다. 어쨌건, 그토록 소원하던, 넷플릭스도 쿠팡 플레이도 큰 화면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7, 9, 11번만 보다가, 드디어 6번이 생기고, 그러다가, 케이블 티브를 보던 시대의 사람이라서일까, 너무너무 많은 선택권과 컨텐츠 앞에서, 그야말로, 우두망찰하고 있다.어쩜 그리도 화려한 볼 것이 많은지. 용케 하나 골라 보면서도,저 많은 것을 언제 다 볼까 싶고,소문처럼 재미있는 지도 잘 모르겠고, ..
I have no Ikea!-공룡을 찾아서, I have no idea!I have no ikea! 아주 오래전 핀란드 디자인 산책인가, 하는 책을 인상깊게 보았다. 핀란드의 자연이 낳은 디자인, 특히 빛, 빙하, 자작 나무처럼, 지천으로 널린 것들이 핀란드의 미감에 영향을 미쳤다는 골자가 인상적이었다. 스웨덴도 북유럽국가다. 춥고, 겨울이 길고, 어둡고, 백야에, 자원이 많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약에, 실업 등등, 그나라는 아바, 그리고 아이케아, 아바도, 이케아도, 노벨상도, 칼라르손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도 다 스웨덴이 낳은 인류의 문화유산이다. 우리 동네에 이케아 매장에 생겼다길래 벼르고 벼르다가 가봤다. 일단 처음 느낀 점, 쇼핑을 많이 해봐야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고 싼 물건을 찾아낼 수 있으며 자신의 취향을 알 수 있다. 두번째..
가마솥 부산 해운대 들렀다,상국이네 떡볶이 기다린다, 줄 선다는 건 내 남은 목숨의 일부를 주는 건데, 비 맞으며 처마아래서 기다렸다탄수화물 덩어리 떡에 어묵고추장에설탕이며 물엿 잔뜩 넣었으니 맛있겠지 뜨거우니게다가 비까지 내리니한데 그 맛의 비결은 아무래도 가마솥같다떡볶이를 먹고 우산 사서 나오는 길에 유명한 돼지국밥 집을 지나친다그곳에도 가마솥이 걸려있다미륵불 갗다동네 어귀 솟대 같다망부석 같고 #해운대 상국이네#해운대 돼지국밥
헌법 재판소 탄핵 판결 전문 〈헌법재판소 결정문〉선 고 일 시 2025. 4. 4. 11:22주 문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이 유1. 사건개요가. 사건의 발단피청구인은 2024. 12. 3. 22:27경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하였다(이하 2024. 12. 3.자 비상계엄을 ‘이 사건 계엄’이라 한다). 대국민담화의 내용은 ‘대한민국은 야당의 탄핵과 특검, 예산삭감 등으로 국정이 마비된 상태이며,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것이었다(이하 ‘제1차 대국민담화’라 한다). 피청구인은 육군참모총장(이하 각 행위 당시의 직책을 기재한다) 박안수를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하였고, 박안수는 같은 날 23:23경 계엄사령부 포고령 제1호(이하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