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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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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재판소 탄핵 판결 전문 〈헌법재판소 결정문〉선 고 일 시 2025. 4. 4. 11:22주 문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이 유1. 사건개요가. 사건의 발단피청구인은 2024. 12. 3. 22:27경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하였다(이하 2024. 12. 3.자 비상계엄을 ‘이 사건 계엄’이라 한다). 대국민담화의 내용은 ‘대한민국은 야당의 탄핵과 특검, 예산삭감 등으로 국정이 마비된 상태이며,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것이었다(이하 ‘제1차 대국민담화’라 한다). 피청구인은 육군참모총장(이하 각 행위 당시의 직책을 기재한다) 박안수를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하였고, 박안수는 같은 날 23:23경 계엄사령부 포고령 제1호(이하 ‘이 ..
오월의 종 한남동에 들렀다. 아스티에 빌라트 근처 지하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사라졌다. 검색해보니, 다행히 근처다. 구비구비 골목 ,언덕을 올라 왼쪽 지상이다. 오월의 종. 종이 있고손이 있다. 또 빵이 한덩이 있다. 블루 리본이 여럿 달려있다. 아주 좁은 매장에는 빵이 거의 없다. 서울 그것도, 한남동에서 이렇게 싼 가격의 빵이라니 믿을 수가 없다. 몇 바퀴 돌면서 호밀빵 한덩어리 집어들었다. 캄파뉴, 샤워 도우, 한참 고민하다가 하나만 사기로 한다. 벽돌처럼 묵직하다. 나오는 길에 환한 얼굴의 주인장과 눈 인사를 나누었다. 내가 아는 맛집 주인들의 얼굴이다. 자신, 자신의 일, 운명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으로 빛나는 얼굴 집으로 돌아와희미한 열과, 수증기가 낀 비닐을 여는데 향기가 향기가, 그리 진하고도..
당근과 채찍. 당근을 보며 채찍을 맞는다.  쓸데없이 물건 살 궁리하지 말아라(특히 옷)꼭 필요한 물건도  중고로 살 궁리를 해봐라,  가처분 시간을 어떻게 쓸 지 연습하라, 보이지 않으나 귀한 것들을 만들 궁리해라.  그것이 헌법이다. ㅎㅎ 오래된 것들의 법이다. 헌법.
책을 버리며 이사를 앞두고 책을 솎아낸다.  30년 넘게 그림자처럼 끌고 다니던 책들을 다 버렸다. 시집. 세계 문학 전집. 각종 개론서들, 수필집. 각종 취미서들, 전공 서적들, 싸그리 다버렸다. 사놓고 읽지 못한 책들은, 영원히 못 읽을 거 같아 버리고, 그때는 좋았지만, 지금은 그저그런 책들도 버리고, 각종 사전들이며 교과서들 미련없이 다 버렸다.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난 똑같이 돈 아껴서 책을 사서, 모으고, 모시고 살겠지만, 그게 바로 나이지만,  나의 미련함,나의 취향나의 청춘나의 바램나의 .......... 그토록 책 버리기가 어려웠던 까닭은 책이 곧 나라고 여겨서이다. 나를 버릴 수야 없으니까,버림받는 나를 견디기 힘드니까,  그래도 다 버렸다. 그래서 거의 천 권은 될 듯하다.   물론 버리지 못한..
2025-을씨년스럽다vsWTF 2025년은 60 갑자 중 42번째인 을사(乙巳)년이다. 쓸쓸하고 스산한 분위기나 매우 가난하단 뜻의 "을씨년 스럽다"는 표현은 역사속 을사년들로부터 유래했다.  지난 을사년엔 조선 4대 사화(士禍) 중 마지막인 1545년 을사 사화가 있다. 왕위 계승을 둘러싼 외척 윤씨들 간 내분이 대윤·소윤 갈등으로 번져 대윤 일파가 숙청된 사건이다.한데, 이순신 장군의 탄생년도이기도 하다. 덕분에 일본도 을씨년스러웠더랬다. ㅎㅎ일각에선 큰 흉년이 들어 전국적 구휼을 시행했던 1785년 을사년을 을씨년스럽다는 말의 시초로 본다.하나, 가장 유력하기론, 일본이 대한제국을 ‘보호’하겠다며 외교권을 강제 박탈, 사실상 식민지로 만든 을사늑약이 체결된 1905년이다. 그 시대 흉흉한 민심을 가리키며 ‘우리나라는 을사년마다 ..
새해에는 흰 새해 첫날 반포 성당에서 미사드린 후 떡을 받았다.흰 설기떡에 견과류를 흩뿌린 뜨끈한 떡을 받으며 아이들이 "핫팩"이다라고 외쳤다. 나도 두 손으로 고개 숙여 받았다. 오늘도 미사드린 후, 리치몬드에 들렀다. 늦은 시간이라 식사빵은 다 팔렸겠거니 하고 들어갔는데 역시다.대신 흰 식빵을 한봉 샀다. 거의 십년 만에 사본 하얀 식빵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그토록 먹고 싶어한 흰 빵이다. ㅎㅎ남편을 위해 밤파이도 하나 샀다. 임윤찬의 “사랑의 꿈” 들으며 하얀 빵과 밤 파이를 들고 귀가한다. 나 역시 그 연주 들은 수백만 청준처럼 임윤찬에게 고백받았다 ㅎ 온 몸은 무겁고 두들겨 맞은 듯 아프다.머리 카락이 없어서, 시리게 춥다.눈은 침침하고, 머리는 둔하다.얼굴은 노추를 막을 길 없다. 기쁘다. 고마운 밤..
걷다 여러 사정으로 여의도 탄핵 집회를 가지 못했다.역사적 순간에 나도 참여하고 싶었으나,지난 주에는 드디어, 광화문 집회에 갔다. 사직단에 내려서, 걸었다. 매우 추웠다. 옷을 껴입고, 스키 부츠까지 신고 나갔다. 사람들이 많았다.깃발이 휘날렸다.깃발에 적힌 글귀를 읽는 재미가 대단했다.공연 중이었다. 젊은이들이 많이 보였다. 사직단에서 시작해서, 광화문 광장 지나, 경복궁 앞 동십자각을 거쳐 안국동 거리를 걸었다. 창경궁 앞까지 홀로 다같이 걸었다. 이렇게 아무런 목적없이. 이렇게 큰 목표를 갖고 걸었던 것이 언제였을까? 마음이 뜨거워야, 사랑해야,걸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걷는다. 아기도 엄마를 향해 걷는다.아기도 세상을 향해 걷는다. 나도 걸..
겨울 날 준비를 하며 광에 연탄을 몇 백장 들여넣고,김장은 백포기 정도 해서 마당에 묻어두고,문풍지 새로 발라두고, 토마토를 사다가 반은, 잘 말려 두고(부피가 삼십분의 일로 줄었다. )반은 온갖 향신채 넣고 오래오래 휘저어, 토마토 소스 만들어뒀다. 팥 역시 뭉근히 오래 끓여서, 페이스트로 만들어 소분해 뒀다. 생각날 때, 떡이나 국수 넣어 먹으면 별미니까, 양파도 잔뜩 채 쳐서, 오래 볶아 마련해서 카레할 때마다 넣으면 천상의 맛을 낸다.  싸게 산 버섯도, 갈무리해서 햇살에 바짝 말려둔다. 마늘, 생강, 양파, 배, 무우를 갈아서, 향신즙을 만들어두면 어떤 음식도 풍미를 북돋아준다. 샌드위치와 파스타에 쓸 바질 페스토도 만들었다. 보석같은 초록빛이다. 잣 대신 호두 넣고, 바질, 올리브유, 레몬즙, 마늘을 넣어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