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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mphlet

비엔나 1900년전

절대 기대하면 안된다.
절대 광고를 믿어선 안된다.
 
전시회 갈때도, 오랫만에 누군가를 만나러 갈 때도 늘 마음에 새긴다. 
 
포스터의 글씨가 참 아름다웠다.
우리의 서예처럼 그들도 개성적인 글자체를 뽐내고 있었다. 
그리고 에곤 쉴레의 스케치를 본 것만으로 충분하다. 
한번의 눈길로, 누군가를 알아보듯, 그의 스케치만으로 충분했다. 
 
얇고 가는 선으로 심장, 폐, 뇌를 찌른다. 영혼에 가 닿는다. 
 
 
바람에 흔들리는 겨울 나무, 골고다 언덕이 특히 좋았다. 
풍경화도 텅비고,  춥고, 단정하면서 끔찍하도록 외로웠다. 
 

1920년대 우리나라 선구적 화가들의 화풍과 닮아있어서 이상하게 위로가 되었다. 
 
나오는 길에 사춘기 아들과 함께 온 중년의 남자가 내게 사진을 부탁했다. 
흔쾌히 카메라 버튼을  여러번 누르며 부자가 환하게 웃도록 
"하나, 둘, 셋, 쉴레~~~"
"하나, 둘, 셋 쉴레~~"
 
이렇게 말했더니 예기치 못했던지, 진짜로 웃었다. 
그 웃음이면 됐다. 
더이상 무엇을 바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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