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지젤 이야기
가늘고 긴 팔, 근육질의 길고 쭉 뻗은 다리. 작은 얼굴, 긴 목, 단정하게 묶은 머리. 평평하지만, 근육으로 뒤덮인 등, 팔자 걸음을 걷고, 가슴이 없으며, 돈이 아주 많이 드는, 무용 정도로만 아는 발레. 이화대학에 다닐 적, 기숙사에는 무용과 학생이 한명 있었는데 아주 체격이 건장했다.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발레 전공이라는데 저렇게 체격이 좋다니.... 여름 방학이 지나고 다시 기숙사로 돌아왔을 때 그 애는 심한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들었다. 여름 방학동안 발레의 수도라는 러시아 쌍테스 부르그로 연수를 다녀온 그녀는, 동기가 죽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그러니까, 공산 주의 치하였던 러시아에 발레 연수하러 갔다가, 그곳에도 맥도날드가 있다며 신기해 하던 친구들끼리 햄버거를 사먹고, 돌아오는 길..
edible economics
장하준, 김희정 역이란다. 그렇다면,, 장하준이란 한국 출신의 영국에서 활동하는 경제학자가 쓴 글을 김희정이란, 번역가가 다시 한국말로 바꾼 책인가, 장하준은 이제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편한 사람인가, 부제는 A hungry economist explains the world. 번역한 책 제목은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마늘 도토리 오크라 코코넛, 멸치 새우 국수 당근 소고기 바나나 코카 콜라 호밀 닭고기 고추 라임 향신료 딸기 초콜릿 그가 요리하는 것을 즐긴다고 들었고, 18개의 재료를 들어서, 경제학을 설명하는 방식이 신선하고 창의적이다. 원래 쉬운 것을 깊이있게 어려운 것을 명쾌하게 설명하는 것이 뛰어난 학자라고 하기에.. 이 세가지 제목도 마음에 든다. 얼마든 한국어로 쓸수 있는데도 영어로 쓰고,..
바람을 맞으며, 생태
그는 미국의 오대호에 있다. 20대 여자 아이들이 수영복을 입고서 웃고 있는 모습을 봤다. 그의 눈으로 본, 나는 유학 가고 싶었다. 나는 의과 대학에 가고 싶었다. 그 꿈들이 30년 지나 다음 세대에 이루어졌다. 그러니까 꿈은 이루어 진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의 딸은 미국의 대학에 진학했고 졸업했으며 나의 아들은 의과 대학에 진학해서, 공부하고 있다. 예약해둔 에드워드 호퍼전에 다녀왔다. 처음 다녀 온 날처럼 여전히 그저그랬다. 아내가 있었군, 에칭을 했군, 그 시대 좋다는 건 다하고 살았네. 파리 유학, 극장 구경, 자동차 여행. 그의 그림이 더이상 내 마음을 끌지 못했다. 그 정도 그림은 아주 많아, 얼굴이 뭉개진 것은 마음에 드네, 조명을 저렇게 쓰는구나, 기억 속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