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제사밥.-마지막 만찬
할머니는 제사를 중요시하셔서, 몇 달전부터 준비를 하셨지. 워낙 손이 크시고 솜씨가 좋으셔서, 뭐든 넉넉하게 사다, 여러사람 배부르게 먹고도 남을 정도셨단다. 엄마는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함께 먹은 식사가 홍어였던 걸로 기억해, 외식은 다대포의 감자탕이었던 거 같다. 그날의 노을을 기억해. 김해의 납골당 갈 때마다, 조카들은 편지며, 꽃을 준비하고, 할머니와, 동생들은 제수를 준비해가서, 가족끼리 나눠 먹고 오잖아, 산 아래 편의점에서, 커피 사서 마시고, 출발하고, 외할머니와 친할머니와 함께 먹을 수 있는 날이 남아 있어서 새삼 참 다행스럽구나, 너와의 만찬은 더더욱 그렇고, 쓰다보니. 마지막 만찬이 과연 무엇일까 싶구나, 성서에서 "마지막 만찬"을 자주 봤는데, 엄마의 마지막 만찬은 과연 무엇일까 싶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