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이야기-줌파 라히리.
줌파 라히리만 몇 년째 읽던 시절이 있었다. 그녀는 작지만,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를 썼다. 지금이야, 실리콘 밸리를 인도인들이 장악하다시피해서, 인도식 영어강습 학원까지 생겼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인도 공과 대학을 나온 이과 천재가 아니다, 67년생 보스턴 대학 영문과를 나온 여성이다. 문과 여자란 말이다. 검은 머리와 피부에 큼직한 이목구비, 이국의 향신료 향을 풍기는 그녀가 미국, 그것도 찰스강 부근 보스턴에서 버텨온 이야기들이었다. 나도 이민자라서, 나도 가난했고, 나도 촌스런 옷을 입고 다녔고, 나도 자부심 강한 부모와 다른 언어를 쓰며 살았다. 나 역시 그 시대의 다문화 가족이어서랄까, 한민족이어야 한다고, 단일 민족이어야만 한다는 말이 우격다짐같고 두려웠다. 그러다가, 작가로서 정점에 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