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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오월의 종

한남동에 들렀다. 
아스티에 빌라트 근처 지하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사라졌다. 
검색해보니, 다행히 근처다. 
구비구비 골목 ,언덕을 올라 왼쪽  지상이다. 
 
오월의 종. 
종이 있고
손이 있다. 
또 빵이 한덩이 있다. 
 
블루 리본이 여럿 달려있다. 


 
아주 좁은 매장에는 빵이 거의 없다. 
서울 그것도, 한남동에서 이렇게 싼 가격의 빵이라니 믿을 수가 없다. 
몇 바퀴 돌면서 호밀빵 한덩어리 집어들었다. 캄파뉴, 샤워 도우, 한참 고민하다가 하나만 사기로 한다. 
벽돌처럼 묵직하다.
 
나오는 길에 환한 얼굴의 주인장과 눈 인사를 나누었다. 
내가 아는 맛집 주인들의 얼굴이다. 
자신, 자신의 일, 운명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으로 빛나는 얼굴
 
집으로 돌아와
희미한 열과, 수증기가 낀 비닐을 여는데 향기가 향기가,  그리 진하고도 구수할 수가 없다. 
 
밀을 돌확으로 갈아, 오직 물과 소금, 누룩으로만 손으로 반죽해서 가마에서 구운 빵
정직하고 투박하면서 단단하고 구수한 빵
영혼의 빵
 
열심히 살아야겠다.
봄이 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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