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he ones

기억 상실

부천행 버스를 타 맥북을 꺼내 글을 쓰려는데, 영어 모드다. 한국어로 바꾸려는데, 생각이 나지 않는다. 

전화번호나 주소 잊어버린 건, 거의 20년 된 지병이고, 

단어나 사람 이름 잊어버린 건, 거의 10년 가까이 되어 이제 만성이다. 

5년전부터 부쩍 심해졌는데, 

머리가 아닌 몸으로 기억해야 할 타자가, 기억나지 않는다니, 당황을 넘어서, 두렵다. 

 

어떡할까, 남편에게 전화해서 물어볼까 하다가, 검색해서, 알아냈다. 

나의 뇌는 지금 전기선으로 연결되어있다. 뉴런이 이제 뇌 밖으로 나와서, 전자 회로에 연결되어있다. 

퓨즈가 나가면, 누군가 전기선을 끊어버린다면, 합선이 되거나, 정전이 된다면, 나의 뇌 역시 고장이 난다. 

 

그러니까, 어쩌면 전기 고문 당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한때 정신병자들을 전기로 고문했다고 하는데,,,, 

온 몸에 전기를 흘러보내서, 

하긴 지금도, 정신과 진료 중, 전기 치료요법이 있다고 한다. 단기 기억 상실이란 부작용이 있긴하지만,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아바타를 볼 때, 시냅스가 연결되는 장면이 아름답고, 에로틱했는데, 

나는 지금 어디쯤일까, 

 

치매를 앓고 있는 이들도 나처럼 이렇게 당황스러울까, 

'the on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어와 같이 살아가기  (0) 2023.06.28
램프의 요정, 지니들와 함께  (0) 2023.06.26
산조-국립 무용단,  (0) 2023.06.24
10년전의 나  (0) 2023.06.21
등불을 켜고  (0) 2023.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