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행 버스를 타 맥북을 꺼내 글을 쓰려는데, 영어 모드다. 한국어로 바꾸려는데, 생각이 나지 않는다.
전화번호나 주소 잊어버린 건, 거의 20년 된 지병이고,
단어나 사람 이름 잊어버린 건, 거의 10년 가까이 되어 이제 만성이다.
5년전부터 부쩍 심해졌는데,
머리가 아닌 몸으로 기억해야 할 타자가, 기억나지 않는다니, 당황을 넘어서, 두렵다.
어떡할까, 남편에게 전화해서 물어볼까 하다가, 검색해서, 알아냈다.
나의 뇌는 지금 전기선으로 연결되어있다. 뉴런이 이제 뇌 밖으로 나와서, 전자 회로에 연결되어있다.
퓨즈가 나가면, 누군가 전기선을 끊어버린다면, 합선이 되거나, 정전이 된다면, 나의 뇌 역시 고장이 난다.
그러니까, 어쩌면 전기 고문 당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한때 정신병자들을 전기로 고문했다고 하는데,,,,
온 몸에 전기를 흘러보내서,
하긴 지금도, 정신과 진료 중, 전기 치료요법이 있다고 한다. 단기 기억 상실이란 부작용이 있긴하지만,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아바타를 볼 때, 시냅스가 연결되는 장면이 아름답고, 에로틱했는데,
나는 지금 어디쯤일까,
치매를 앓고 있는 이들도 나처럼 이렇게 당황스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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