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서, 두려움, 공포, 슬픔, 절망, 어색함, 답답함, 그런 것들이 마구 쏟아져나왔다고 한다
판도라 상자를 닫으려는데, 아주 미약한 소리로, "저도 나가요" 라고 희망이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희망이 우리에게 다가왔다고 한다.
그러니까 언박싱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결국 판도라의 상자에 이르게 되고 우린 다시 희망을 만난다.
서울에서 대구로 가는 비행기에서 한 남자가, 하늘에서 문을 열었다고 한다. 엄청난 공기가 들어와서 승객들은 극심한 공포에 시달리고 그는 뛰어 내리려 했다는 말도 들린다.
이국종 응급 의학과 교수의 책을 보면서 인상적인 글구가 많았으나, 그 중 하나를 고른다면,
응급 환자를 실은 헬기가 도착해서 문이 열리고, 들것에 실린 환자가 나오는 장면을 보면 흡사 아이를 낳는 장면 같다고 했다.
그렇겠다. 신음하던 헬기가 마침내, 핏덩이 환자를 몸 밖으로, 세상 밖으로 보냈으니, 우리가 경건한 마음과 손으로 받아서, 키워야지.
한데 이번 비행기에서 문을 열었다는 그 남자는,
우리에게 무엇을 열어 보여줬을런지.
아시아나 항공이 극심한 경영난을 못이겨, 승무원을 줄이기로 한 시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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