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하는 몽이가 우리 부부의 신발을 보내줬다.
캐나다에서 구메구메 사들고 온 신발이란다.
이 신발을 신고, 우리가 북미의 캐나다까지 걸어갈 수 있겠지.
딱 10년전 나는 현우와 미국까지 걸어갔다라고 쓰고 또 뻥치시네 ㅎㅎ라고 읽는다.
현우와 미국 갈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내가 영어를 혼자 배운 덕분이었다.
그러니까 무려 35년전 쯤 나는 혼자서 영어를 공부했다.
삼성 여고, 1학년 이었던 나는 그해 여름 방학 내내 학교 도서관에 가서, 매일 영어 공부를 했다.
성문 기본 영어, 그리고 에센스 영어 사전을 들고, 도시락을 싸서 하루같이 6시간 가량 공부했다.
부정사로 시작하는 기본서를 들고,
문장을 읽고, 연습문제를 풀고(물론 많이 틀렸다.)
중요한 건 계속하는 것이다.
그렇게 한번을 다 보고(몰라도 된다. 모르는 게 당연하다)
다시 한번 더 읽으니, 조금 더 알게 되고 그때부터는 숙어를 외웠으며 독해 지문도 함께 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3번째 쯤이었던가, 갑자기 헛것이 보이는 거다.
아니. 문장의 구조랄까, 글의 틀이랄까, 그런 것들이 굵은 글씨로 쓰인 듯, 진하게 보였다.
뿐 만 아니라, 뼈대들이 지면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나는 영어를 좋아하게 되었고, 잘하게 되었다.
그 덕분에 우리 나라에서 영어 영문학으로 가장 유서깊은 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물론, 이화 대학 영어 영문학과에 진학한 후, 기나 긴. 중세 암흑기가 펼쳐진다. .....
어쩌면 내게 아직 르네상스가 오지 않았을지로 모른다.
그 이야기는 다음 편으로,......
어쨌거나, 나는 그 여름에 배웠던 언어, 영어로, 30년 넘게 영어 수업을 하면서, 살아왔다.
그러므로, 공부가 밥 먹여 준다는 말은 내가 그 증인이다.
독학했던 영어가 나와 현우를 미국의 뉴욕, 그리고 보스턴으로 데려갔다.
중학생이 된 현우와 세계의 수도라는 뉴욕에, Ivy League 의 꽃이라는 보스턴에 갈 수 있었다.
MIT 에서 만난, 서울대 물리학과 출신 박사과정생이 우리에게 말했다.
"대학 은사가 제게 세 개의 언어를 배우라고 말했습니다. 세계의 언어인 영어, 자본의 언어인 회계, 기계 언어인 컴퓨터를요"
10년이 지나도 나는 그 말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영어를 배워, 30년 넘게 먹고 살았고, 3년 전부터 자본의 언어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으며, 이제 기계가 하는 말을 배우려고 한다.
저 신발을 신고, 나머지 언어를 배워서, 캐나다까지 걸어갈 것이다.
한 언어를 배워 봤다는 데에 모든 답이 있다.
일단 기본 규칙을 배우고, 몰라도 계속해서 나가볼 것,
인간의 뇌는 어차피 밑빠진 독이니까 무조건 쏟아붓기,
틀려도 괜찮으니 두려워 말고, 지속하다보면, 어느날 불현듯, 헛것^^ 이 보일 것이리니,
굵게 진하게 나를 맞이하러 오리라는 것을 나는 안다.
그런 헛것들이 결국 날 먹이고 재우고 걸려서, 캐나다까지 데려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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