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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She is hero!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의 임영웅 콘서트로 동네가 떠들석하다.
6시 공연이라는데, 소낙비가 쏟아져도, 12시 무렵 파란 옷을 입은 팬들로 마포는  붐볐다.
마포구청역 근처 모든  건물은 일요일인데도 손님들로 바글거렸다. 
 
기뻤다. 
저 착한 사장님 오늘 돈 좀 버시겠네 싶어서,
처음으로 임영웅이 고마웠다. 
 
트로트 싫어하고, 
임영웅은 외모, 소리 등등 다 내 취향과는 멀다. 
지인 중에 임영웅 팬이 있어서, 그 지극한 사랑을 들을 때마다, 그런가보다 심드렁했다. 
 
그가 몇 백억을 번대도, 몇 억 뷰가 나온대도, 그의 콘서트 암표가 얼마에 팔린대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그가 별로다. 
그럴까봐 ㅎ팬들은 엄청나게 기부하고 자부심도 대단하다. 
 
아니, 좀 나눕시다. 돈 말고, 노래도, 팬도, 취향도 말이죠, ㅎㅎ
 
임영웅 팬들의 푸른 옷에 "I am hero" 라고 적혀있다. 
어째서 대중들이 그를 그렇게 사랑할까, 
영웅이라 이름지어준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와 어렵게 자랐단다. 어린 시절 얼굴에 입은 상처도 그에게는 훈장이 되었단다. 그야말로 "영웅 서사"에 사람들은 마음이 열기 시작했으리. 
그의 노래는 뭐랄까, 무색무미하다. 
어찌 들으면 찬송가 같기도 하다. 
아프고도 잘 자란 젊은이의 무덤덤과 무던이 중장년층을 사로잡았지 싶다. 
 
아니, 아니, 그냥 옆집 청년같은 그를 응원하면서, 모두들, 
"쨍하고 해뜰 날 돌아온단다 " 기도하는 게 아닐까,
보고 또 믿으면서, 자신도 "영웅"이라고 다짐하는 게 아닐까, 
그의 이름을 부르면서 자신에게 주문을 거는 것일테지. 
 
그렇지만, 나는

이대로 이렇게 그를 사랑하고 응원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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