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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Aroma Therapy

나의 요가 선생님은 수업마다 수강생들의 귀 뒤에 아로마오일을 한방울 씩 뿌려주신다. 
매번 조금씩 그 향이 달라지는데, 계절이나, 날씨 혹은 기분에 맞춰서 준비하신다셨다. 
선생님께서 스포이드로 한방울 뿌려주시면  마치 귀걸이를 한 듯 귀와 얼굴이 환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아, 이게 아로마 테라피구나 싶다. 
 
사람의 오감 중 시각이 가장 강한 줄 알았으나 실은 후각이 만만찮단다. 후각을 잃은 사람들의 자살율이 가장 높다고 한다. 
 
그래서 향수 산업도 오래전 부터 발달했다고 한다. 누군가의 냄새에 끌린다면 유전적으로 보완해줄 확율이 높다고도 들었다. 사랑하던 이의 향은 절대로 잊을 수가 없다고 한다. 
 
누군가의 땀과 침, 등의 분비물이 살 혹은 머리카락과 뒤섞여 나는 내음에 끌렸던 적이 있던가,
고소하고 향긋하며 달콤하기도 하다가 몽롱하니 나른해졌던가, 
들이마시고, 코를 킁킁대며 비비면서, 다시 심호흡하다가도 못내 그리웠던가, 
마시고 또 마셔도 아쉬워 애태웠던가, 
그건 분명 ........
 
비 내리는 여름의 첫 수박 냄새, 
남포동 피자헛에서 그가 내게 사준 따뜻한 피자의 냄새
아프던 날, 어머니가 끓여 주시던 된장 찌게 냄새
촤르르 윤기나는 햇살로 지은 밥에서 나는 냄새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만찬, 삭힌 홍어에서 나는 코를 찌르는 암모니아 냄새는 또 어떤가, 
 
그것들 역시 아로마 떼라피다. 내게는 
그 향만으로 몸과 마음이, 그리고 영혼이 큰 위로를 받는다. 치유된다. 빛이 난다. 그 향만으로도
 
너는 내게 코를 대며 웃었다. 그 향을 갖고 다니고 싶다했다. 
그건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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