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원숙 작가의 글을 오래도록 읽었다.
문학 앨범 박완서,"나의 어머니, 박완서"가 그 시작이었다.
"그리운 곳이 생겼다" "키큰 나무 사이로 가니 나도 키가 커졌다"
"나는 튜울립이에요"라는 동화도 찾아 읽었다.
인스타그램에서 호원숙 작가의 꽃, 나무, 바람, 흙, 바위도 나눈다.
아치울 노란 집도 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
서울대 관정 도서관의 박완서 아카이브 개관식에서 뵌 호원숙 작가는 작고 마르셨다, 눈빛이 온화하고 깊으셨다.
박완서 선생님의 유족들은 모두들 신선같이 무욕하며 기품있으나, 즐거워보이셨다.
얼마 전에 나는 스텔라 맥카트니와 h&m 이 콜라보한 울조거와 폴로셔츠를 무려 25만원 주고 샀다.
메리노 울에 아주 세련된 회색이다. 와이드 조거에 폴로셔츠는 어깨 패드가 있어서, 실루엣을 과장할 수도 있고 그냥 내 몸 그대로 입을 수도 있다.
유니클로에서 추리닝 세트를 2개나 샀기에 과용일까 싶어 고민하다가, 편하게 매일매일 입으리라 큰 마음 먹고 샀다.
예전의 나는 나를 돋보이게 하는 옷을 샀다. 나의 체형과 분위기를 마음껏 자랑하는 차림을 즐겼다. 자라같은 스파 브랜드에서, 그것도 세일할 때 샀다. 깜짝 놀랄만큼 싼 가격으로 최고의 멋쟁이가 되는 게 목표였다. 언제 어디를 가도, 사람들 사이에서 두드려졌다.
지금은, 가볍고 부드럽고, 편하고, 헐렁한 옷만 찾게 된다. 운동화를 신고 일하고 싶다.
작가가 되기 전에도 온 마음을 다해 밥을 짓고,
옷을 짓고, 그러다가 글을 지으셨다고 한다. 박완서 작가는,
노리다케 접시, 미싱, 카메라 등 유품을 보면서, 굉장한 부자셨구나 싶었다, 분명 낭비없이 알뜰하셨을 텐데, 꼭 필요한 거라면 아름다운 걸로 골라 오래도록 아끼며 누리셨구나
무엇보다 시간을 아껴쓰셨다고 하는데,
개성에서 남매를 데리고 상경해서, 현저동 산골짜기 괴불집에 자리를 튼 박완서 작가의 어머니도 바느질로 생계를 이으셨던 걸로 안다. 금단추가 달린 옥색 마고자는 지금 봐도 위엄과 의지가 빛난다.
어쩌면 나는 박완서 작가가 아닌, 홍기숙의 오랜 팬일런지도 모르겠다.
호원숙 작가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직접 뜨게질하거나, 재단해서 만든 수많은 옷을 입고 자라셨다고 한다.
작가가 겐조, 지춘희, 이세이 미야케를 유심히 보신다고 해서, 저도 그렇답니다. 유니클로서, 야냐 힌드로미치 콜라보는 저도 샀더랍니다. 그 눈알이 재치넘치고 유머스러워서요. ㅎㅎ 노라노는 여지껏 한번도 본적이 없다. 조만간 경운 박물관에 다시 가봐야지.
여전히 가난 한, 나는 내 나름대로의 "부"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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