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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주는 요리책

5, 너를 키운 건 팔할이 고기

너는 운동회 도시락도 삼겹살 구이를 싸달라고 할 만큼 고기를 좋아했어,

외가 친가 모두 네가 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고기 사러 가셨지. 

외할아버지는 찜갈비, 양념 갈비를 잔뜩 사오셨고, 

친할머니는 멀리 도축간까지 가셔서 질 좋은 고기를 쟁여두셨지. 

 

너는 특히 닭을 좋아해서, 농담으로, 1000마리 정도는 잡아먹었을 거라고,

림스치킨, 호치킨, 오부장, 굽네, 교촌, 페리카나, BBQ 등 온갖 치킨 가게를 다 섭렵하고, 

아쉽네, 네가 지금 공부하고 있는 인천의 치킨집은 내가 알 도리가 없구나, 나중에 알려주렴, 

 

돼지고기는 양념한 것보다는 구워서, 김치랑 함께 먹는 것을 좋아했어, 

소고기 요리는 엄마가 좀 자신이 있는데, 

 

일단 핏물을 빼야 한다. 

1시간 가량, 찬 물에 담궈서, 핏물을 뺀 후, 건져서 엄마는 양념을 해, 

 

엄마의 양념은 대단하지. 

일단, 간장만 해도, 10가지 쓰는 것 같다. 

우선 두 할머니 표 집 간장 2종류, 샘표 701 간장,  참치액, 까나리 젓, 최영순 요리 연구가의 향신장, 최경숙의 맛간장, 박리혜의 만능 간장, 이걸 종류별로 다 넣어 

청주와, 향신즙, 매실 청을 넣는다. 

아빠가 당뇨시니 설탕이나 꿀은 거의 쓰지 않고

대신 배를 갈아 넣고, 요리 당을 넣으니, 우리집음식은 뭔가 좀 심심하지. 

간장; 맛술; 당의 비율이 약 6;3;1 정도 되나봐, 

그리고 간마늘과 간 생강, 후추가 들어간다. 이렇게 양념을 많이 만들어 놓고, 고기재거나, 잡채 만들때 혹은 요리를 할때 쓰면 요긴하다. 아, 참기름과 깨소금, 파도 많이 넣어, ㅋㅋ

 

불고기 양념 갈비 양념, 시판용 많다고 들었는데, 엄마는 조미료와 마찬가지로, 그냥 내가 만들어 쓰고, 그게 맛있다. 아빠가 건강하셔야 하니. 

엄마는 내가 양념한 고기에서 나는 은근한 단맛, 희미한 감칠맛이 기억나길 바란다. 사실 엄마는 내가 한 고기 양념이 제일 맛있거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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