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릴 적에는 엄마가 김치를 담그기도 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 일을 다했을까 싶기도 해,
늘 그렇듯 엄마는 일단 책을 사고, 책을 본 후, 그 책대로 김치를 담궜지. 그러다 보니. 늘 자신이 없었어.
책에 나온 대로 재료가 없으면 제대로 않될 것만 같았고,
책에서 시키는대로, 계량해야만 할 거 같았고,
책의 사진대로 되지 않으면 다 내 탓 같았다.
아이고 참 바보 같지.
배추가, 크기도 다르고, 수분 함량이나, 질감이 다를 수 밖에 없는데,
소금도 짠 정도 가 다르고,
고추가루도 그렇고, 날씨마저 음식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원칙을 깨우친 후, 간을 봐가며, 상황에 따라 조금씩 바꿔 가며 해야 한다는 것을 몰랐단다.
그런데 현우야 그건 김치나 요리 뿐 아니라, 다른 일도 다 마찬가지야,
기본 원칙을 알아야 하지만, 나머지는 다 자신이 하나하나 해보면서 익히고 맞춰 나가야 하는 거 같아,,
어쨌건, 엄마는 결국 내게 맞는 김치를 찾아냈단다.
그건 바로 서부 농산의 이담채 김치였어,
너도 좋아하지.
아빠는 그곳의 총각 김치 예찬자고 엄마는 그곳의 석박지와 배추 포기 김치 좋아한다. ㅎㅎ 너도, 그 집 배추 김치 싱싱할 때 뜨거운 밥이랑 먹는 거 좋아하지.
어쨌건 맛있는 김치를 찾아내는 건 식생활의 상당 부분을 책임진단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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