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은 참 재미있어,
단언컨데 코로나로 가장 많이 성장한 가수는 성시경이라고 본다.
코로나로, 사람들간의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다보니, 대면 활동이 거의 사라져버렸지. 당연히 공연계는 큰 타격을 받았고,
코로나 초창기에 그는 인스타 그램에 매일매일 요리글을 올렸어, 내가 성시경을 알게 된 것은 요리 피드를 읽으면서 였는데, 너무너무 재미있었단다. 아무도 가수의 SNS라는 걸 믿지 않을 정도로 허름한 요리를 올리는 거야 그것도 매일,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신 카레부터, 자신이 즐겨먹는 신세 라면 , 떡국장, 급기야는 빵도 굽더라,
성시경의 부엌에는 그럴싸한 요리 도구가 하나도 없었어, 양념도 그냥 마트에서 파는 평범한 것들, 빵을 구울때는 반죽이 부풀어 오르게 휴지를 해야 하는데, 그런 도구가 없으니, 욕조에 뜨거운 물 받아 놓고, 하더라,
엄마는 그게 너무 좋았어, 나중에는 수제 소세지도 만들엇는데 케이싱하는 기계는 빌려와서 하고,
거품기나 저울 하나 없이, 계량 스푼 하나 없이, 물도 삼다수통에서 막바로 따르고,
코로나 기간동안 제빵사 자격증도 따고, 그때 매일 음식만들면서, 정말 많이 늘었대,
그 후, 그는 "먹을 텐데"란 맛집 소개 유튜브를 시작했고,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햇지, 몇 군데는 너와함께 가기도 했잖아, 가려고 벼르고 있는데도 있고 말이야.
물론 그의 맛집이 다 맛있지는 않아, 나와 입맛도 많이 다르고, 매 끼마다, 꼬박꼬박 술마시는 것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쩝쩝거리며 소리 내며 먹는 거 싫다는 사람, 불콰한 얼굴로 낮술하는 모습 꼴불견이란 사람, 본업에 충실하라는 사람 등 말도 많다고 들었어.
그런데 맛있는 음식 먹을 때 마다 같이 먹고픈 사람 이야기 하는 것,
맛있는 음식 먹으며 순수하게 기뻐하는 것,
얼마든지 멋진 도구, 재료, 부엌, 레서피로 개칠할 수 있는데도, 꿋꿋하게 자기 스타일로 나가는 거, 그걸 몇 년동안 계속하는 것만으로도 성시경은 대단하다.
맛은 취향이고, 추억이며, 나누는 것이라고 했다.
노래도 세션들과 부르더니, 곧, 콘서트를 하고,
그가 그 모든 것들을 계획했을까, 아닐 거 같다.
steve jobs가 말한 대로, stay hungry, stay foolish
그냥 매일매일 점 하나 점 하나씩 연결해 간 것이라고 본다.
Steve 잡숴봐, 그러면서 매일 매일 만들고, 먹고, 그러다가 별자리를 만들어갔으리라,
현우야, 본과에서 시험 보느라 질려 버려서, 먼 미래같은 거 잘 모르겟다고 했지. 그냥 오늘 하루만 살고 보자고
그거 아주 지혜로운 거지.
매일매일 일어나서, 양치와, 세수만 하고 튀어나가, 커피 들이붓고, 수업 좀 듣다가, 점심이나 저녁 중 한끼는 만들어 먹고,
그렇게 넌 지금 stay hungry, stay foolish 를 지켜 나가고 있다.
먹어도 먹어도 배 고프고,
공부하고 공부하고 또 공부해도 까먹는 것이야말로, 점을 이어 선을 만들고, 공간을 이뤄가는 과정이란 걸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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