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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nes

법정 -최고의 스타일

한복 연구가 이영희 선생님은 회색을 가장 좋아한다셨다. 불교 신자라셨다. 

유튜브서 일요 스페셜 법정 스님의 모습을 보다보니, 유튜브가 고맙기 그지 없다. 

 

본디 자신은 성미가 괴팍하고, 어디 메어있는 것을 싫어해서, 

 

맞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다 그랬다. 성미가 괴팍하고 메이는 걸 못견뎌하는, 그러면서도, 아름다움을 즐기는 

 

어딘가 오래 있다보면 신선한 맛이 사라져 버려, 불일암을 찾아냈다고 한다. 

교통이 불편하고, ㅋㅋㅋ

전기가 없고, 물론 전기를 끌어다 쓰려면 얼마든 가능하지만, 

근처 물을 마셔보니, 아주 차고 달아서 선택하셨다고, 

 

후박 나무, 의자, 촛불, 방석, 다탁, 

 

스님이 되지 않았더라면 목수가 되었을 거라고 말하는 그,

나의 남편도 그랬다. 목수가 되었을 거라고, 

 

처음에는 맞아, 내가 사랑하는 남자의 모습이 저랬지, 하면서 봤다. 

형형한 두눈, 우뚝하니 잘 생긴 코, 입술은 단정하고, 이마는 훤한 정기를 쏟고, 크고 날카롭게 선 귀, 길고 단정한 목, 깎은 듯 아름다운 두상,  눈썹 뼈가 튀어나와 잔등불 같은 눈빛을 더더욱 도드라지게 하고, 

 

그는  글을 쓰고 기도를 하고 노동도 한 가늘고 긴 손을 지녔다. 

거칠고 소박한 음식을 조금만 드시는 스님을 걱정하는 신자들에게 사람이 먹는 것만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게 아니다. 공기와, 자연에서 나오는 정기 역시 건강에 큰 몫을 한다. 

한 밤 중 기침에 일어나, 고요와, 어둠을 즐길 수 있어 다행이라셨는데, 그때부터 이미 폐암이 자라고 있으셨듯, 

나의 아버지도, 폐암으로 돌아가셨는데, 

나의 아버지도, 법정 스님도, 극심한 정신적 고통이 폐에 사리로 남아서였던듯, 

 

그러니까, 나는 남자의 손을 유심히 보는구나, 

그러니까, 나는 남자의 외모를 아주 중시하는 사람이구나, 

군살 하나 없이 마른 몸을 지니셨고, 산중에서 날을 듯 다니셨다고 한다. 

 

스님은 다 낡아서 헤어지고, 여러번 기운 흔적이 역력한 솜누비 두루마기를 입고 계셨다. 단정한 저고리안에 흰색 속옷을 입으셨고, 바지 아래단도 어찌 그리 야무지게 매셨던가, 고무신에, 벙거지 모자, 

연예인들이 비니라며 여러 색깔의 갖가지 재질로 바꿔가며 쓰던 그 모자, 

법정 스님은 진정 머리가 시려서 귀가 시려서 쓰신 벙거지모자인데 그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는 밀짚 모자를 쓰고 흰 반팔 티에 서 계신 모습도 그린 듯 아름다웠다. 

내가 옷태가 좋은 남자를, 스타일이 확실한 남자를 좋아하는 구나, 

 

 

선택한 가난, 청빈, 그 모든 허름함을 다 뚫고 나오는 그의 맑은 향기, 차갑고 맑은 향, 

 

캡슐 옷장, 향수, 스타일, 그 모든 것들을 다 갖추셨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그랬다. 이제는 알겠다. 최고의 멋장이들에 홀렸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