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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nes

마포 중앙 도서관에서 이 순신을 찾기

도서관에서 "공대를 가고 싶어졌습니다"라는 책을 보는 순간 공대 가고 싶어하는 제자가 떠올랐다. 

빌려와서, 읽어보라며, 다 읽으면 만원 주겠다고 했다. 2주 기한인데, 녀석은 올때마다 자거나, 핸드폰을 보고, 그 책을 읽을 마음이 없는 것 같았다. 

1주일 더 반납일을 연장했다.

3주가 지났으니, 시험 기간이니, 들고 오라고 했다. 

번번히 잊어버리고 들고 오지 않았다. 

마침내, 반납 기한도 넘기고, 

꼭 들고오라고 부탁한 날은 아예 수업에 오지 않았다. 그 다음날 시험이 있다고, 

그 어머니께 이미 반납 기한이 10일 넘었다고 말씀드리고, 마포 중앙 도서관에 꼭 둘려줘야 한다고, 했다. 

어머니가 학생 대신 그 책을 가져다 주셨고, 

나는 한밤중에 도서관에 반납했다. 

 

아마 연체료가 붙었겠지 

 

하여튼,  책을 대출 하려 하니. 100원의 연체료가 있단다. 

현금으로 내거나 아니면 하루 기다렸다가 책을 빌리라고 한다. 

혹시 카드나, 계좌 이체가 되냐고 했더니 둘 다 불가능하다고 한다.

 

사서님께 마구 웃으면서, 혹시 제게 100원 빌려주실 수 잇냐고, 바로 이체 하겠다고 했더니, 도와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고 한다. 

당연하지, 요즘 누가 돈을 들고 다니겠는가, 더더군다나, 100원짜리 동전을 , 

 

알겠다고 말하고, 현금 인출기를 찾아갔다. 

우리 은행 ATM, 아, 수수료를 물어야할텐데. 아마 500원이나, 1000원쯤 싫다.

또 까페를 찾아갔다. 마구 웃으며 직원에서 사정을 말하니, 계좌 이체같은 거 받지도 않고 동전도 없단다. 

당연합죠. 

 

그냥 포기하고 현금 인출을 할까 하다가, 1층의 가게들을 다시 헤맸다. 

백반집, 까페, 편의점, 아, 그리고, 문방구, 모닝 글로리, 그러니까 공심채인가, 아니면 무궁화인가, 

됐다 싶어서, 문방구에 들어가서, 사장님께 사정을 또 설명했다. 그분께서 흔쾌히 알려주신 번호로 난 100원을 보내고, 드르륵, 현금 수납기에서, 100원을 받았다. 드디어 난 이순신을 찾았다. 

 

그리고 득의 양양한 표정으로, 3층으로 가서, 사서에게 연체료를 내고, 사인을 하고서, 책을 빌렸다. 

 

상대에게 묻지도 않고, 그저 내 마음만 앞세워 책을 빌려온 것,

그 책 보면서, 학생은 답답하고 스트레스 받았겠지. 

돌려주지 않는 녀석 때문에 나 역시, 마음이 불편했다.

그 어머니 역시 중간에서 곤란하고, 귀찮았을 터, 

 

그 댓가로 나는 중앙 도서관에서, 한참동안 이순신을 찾아 헤매야했다. 

그리고 결국 이순신을 찾았다. 

찾아서, 호원숙의 책 5권을 빌려올 수 있었다. 

와서 보니 책상 위에도 이순신이 있었다. 

 

#마포 중앙 도서관# 공대에 가고 싶어졌습니다#100원짜리 동전#이순신#미리 잘해주고 기대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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