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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nes

부암동-수화 김환기 1

부침 바위 동네라고 한다. 

나는 뜬 바위일거라고 추측했다. 땡 ㅎ

 

 

 부침 바위 동네 마실은 1992년부터다. 

유진 상가 지나 세검정, 백사실, 석파랑을 거쳐 부암 동 사무소 정거장에서 내렸다.

동양 떡방앗간을 지나, 산 아래 골목으로 내려가면 거짓말처럼 환기 미술관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척 보기에도 여긴, 그 그림들은 뭔가 달랐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건 부암동은 환기 미술관이었다.  

 

 

그곳에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우주, 공기와 소리, 사슴, 달 항아리, 여름 밤의 소리..... 등을 봤다.

무수한 "창백하고 푸른 점들"을 만났다.

 

가나아트센터에서 환기 100주년을  바흐 음악과 함께 전시했을 때, 절묘하단 말이 딱 맞았다.

"창백하고 푸른 점들"에 소리를 입혔다. 

 

 

고등학교 때 야간 자율학습을 하다가 창문을 열면 감천항이 보였다.

이따금 오징어 낚시 배가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환하게 빛났다.

빛을 좋아하는 오징어를 유인하려고 전구를 여러개 밝혔다고 하는데, 낚인 건 나였다. ㅎ

까만 바다에 배 한 척, 그리고 수백개의 전구가 환했다. 그 때가 떠올랐다. 

 

 

윤동주 "별 헤는 밤 "이 떠올랐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com  기업가 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 졸업 연설 역시  점묘화이다. 그는 배고프게, 우직하게 점들을 찍어나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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