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코 루돌프 이야기를 했다.
장애나 왕따도 떠오르는 좀 마음 아픈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산타 할아버지도 뭔가 공정하지 않고,
특히 친구 사슴들의 처신술, 놀라웠다고, ㅎ,
안개와 굴뚝이야기도 한참 했다.
산타 할아버지가 실은 산타 엄마 산타 아빠였다고
자고 일어나면 머리맡에 있던 빨간 장화 속의 과자들이야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캐롤을 이야기하는데, 왬과 조지 마이클의 " Last Christmas"가 빠질 수가 있나,
학생들에게 들려줬더니, 안다고 반색하며 조지 마이클이 참 잘 생겼다고 했다. 지금 들어도 세련된 곡이고 노래를 잘한다더니, 곧 느끼하다고 했다.
신통하게도, 뮤직 비디오를 보면서 아이들은 연출자의 의도와, 표현들을 바로 알아내며 즐거워했다.
조지 마이클은 아마 미스터 트롯 나왔으면 사람들 다 넘어갔을 거라며, 구성지고, 꺾임하며, 창법이 우리랑도 잘 맞는다고 했다. 그의 목소리는 기름 아니 지방층이 두툼하면서도 여러번 겹쳐서, 윤기가 좔좔 흐르고 고소하기도 하다고 했다.
망설이다가 조지 마이클의 개인사를 좀 더 말했다. 그의 데뷰곡인 "Careless Whisper",부터 "Wake me up before you go go", "Faith" , "Last Christmas" 들려주며, 가수들은 자신의 노래처럼 살다간다고,
가수들은 노래를 적어도 수백번부터 수만번 한다고, 말을 압축한 노래는 우주로 쏘아 보내는 기도, 주문, 암시와 같다고,
그 말들이 결국 자신에게 돌아와, 삶과 죽음을 만드는 거 같다고
조지 마이클은 약에 취했고, 동성애에, 성탄절에 심장 마비로 갑작스레 떠났다고 했다.
나는 김현철과 임상아가 부른 "크리스마스 이브"를 해마다 듣는다.
두사람이 너무너무 노래를 못한다고, 성탄절 분위기를 다 망쳐 놓는다고 야단인데, 내 생각은 다르다.
깔끔한 고음에, 클래식 반주까지 잘 어울리면 찬송가고, 성가지. 그건 매주 듣는 거죠 ㅎㅎ
빨간 피코트를 입은 서울 깍쟁이 김현철, 가슴골 깊이 팬 검정 드레스 딱 붙게 입은 임상아가 어울리지 않아서 난 마음에 든다.
갈라지고 고음처리도 엉망이다. 세련된 차림인데 자신있게 엉성하다.
젊은이들이 "나에겐 아무 상관없어요" 듯 실수 투성이로 부르는 노래라 좋다.
그리고 둘이 서로 좋아하는 척 없어서 더 마음에 든다.
임상아 참 이뻤군, 별 박힌 눈동자, 고르고 흰 치아, 가늘고 긴 몸, 세상 하나 뿐인 목소리, 정녕 마녀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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