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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nes

상서로운 조짐

1월 1일이다.
2024년 청용의 해의 첫날이다.
월요일로 시작된다.
새해가 밝았다.
매일 첫날처럼 밝고 환한 기운으로 공구하며 하루하루 살아야지. 
 
새해 첫 아침 일어나  나오려던 남편은 화장대 의자에 발을 부딪혔다. 
당뇨라 작은 자극에도 자욱이 남으니 마음이 쓰인다. 얼마나 다행인가, 더 크게 다치지 않아서, 
 
첫 시작부터 좋았다. 연하게 우려낸 육수는 그의 입맛에 딱 맞았다. 
떡국을 먹고, 가족 친지들과 새해 인사를 나눈 후, 하루를 잘 보냈다.
 
12시 넘어 왔더니,남편이 이제 막 왔다고 한다. 안방문을 여니, 유리가 박살이 나있다. 
나보다, 그가 먼저 문을 열었더라면, 다쳤을지도 모른다. 
당뇨라 시력이 좋지 않다. 얼마나 다행인가, 더 크게 다치지 않아서, 
마치 누군가, 들어와 물건을 뒤진 후 훔쳐 달아난 것처럼 난장판이다. 
어찌된 일일까, 
 
남편은 나더러 꼼짝 말라더니, 목장갑과, 진공 청소기, 두터운 종이 상자를 들고 온다. 내게 신길 슬리퍼도 같이. 
내가 조금이라도 다칠세라  슬리퍼를 신고 꼼짝 말라고 한다. 
그는 두터운 목장갑을 끼고서, 큰 유리 조각을 먼저 주워 담더니, 진공 청소기를 돌린다. 
 
나는 피곤했고, 쉬고 싶었기에 정말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난 뜨거운 바닥에 몸을 눕히고 그냥 잠들어버렸다. 
남편은 화장대의 잡동사니를 다 꺼내서, 하나하나 다 닦아내고, 침대 바닥까지 다 쓸어냈다. 
 
새해 첫날 그는 나를 위해 산산조각 박살난 유리 조각들을 다 치웠다. 그러고서, 설거지까지 끝냈다. 
첫날 뭔가 부딪혀서 큰 소리가 나고 박살이 났다 함은 분명 상서로운 징조이다. 내가 그와 부딪혀, 서로가 깨지면서, 종소리를 울리고, 깨끗해질 거라는 ,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 자리를 마련할 거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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