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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Midnight in Paris-호우시절

제가 지병이자 불치병을 앓고 있어요. 
시험이 다가올수록,  갑자기, 영화 보고 싶어지고, 책 읽고 싶어지는.
 
역시나 이번에도 시험 3일 앞두고 책 그득 쌓아놓고 무언가를 먹거나, 자거나, 영화를 봐야지요(현실 도피 ㅎ)
 

 
 
 
 
 
 

이번에는 "Midnight in Paris" 입니다. 
 
우디 알렌 , 벌써 구순 가까운 유대인, 왜소한  체격에 그닥 잘 생기지도 않고, 엄청난 수다에  무시무시한  사생활로도 유명한 뉴요커, .. 매해 당대 유명 배우들과 최고의 스텝들과 함께 작품을 꾸준히 내고 있어요. 더, 놀라운 건 수준이 고른 편인데다, 시간이 흐를 수록, 더 나아진 다는 겁니다.  노익장이란 말이 어울리는 감독입니다. 
 
 
 
그의 영화는 일단 영화관에서 봐야 합니다. 램프 빛이나 촛불 처럼 따뜻하면서 일렁이는 조명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요, 오래된 책의 종이 같기도 합니다. 누런 갱지랑도 흡사합니다. 
유머와 위트, 지성미와 문학적 향기, 반전과 깊이, 보여주기와 말하기 사이의 절묘한 균형감각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우디 알렌은, 2010년의 미국 영화 각본 작가 "길 펜더"를 파리로 데려와, 1930년대로 시간 여행을 보냅니다. .
"길 "는  2010년 뉴욕 상류층 삶부터 시작해서, 전후 세계 문화 중심지였던 빠리의 까페로 들어갔다 급기야 1890년대 벨 에포크 시대, 사랑하는 아드리아나와 헤어집니다. 그리고는 다시, 2010년의 파리로 나와 이네스와 갈라섭니다. 길은  골동품 가게 점원  가브리엘라와 한밤 중  우중 산책을 하며 스크린 밖으로 사라집니다. 
 
우리 모두의 황금 시대는 언제쯤인지, 누구와 함께,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나느냐고 묻는 영화입니다. 
우디 알렌은 뼈속까지 뉴요커라, "길"을 영원히 낭만주의자로 내버려두지 않죠. 
누구나, 현실은 누추하니, 다들 끝없이 "벨 에포크"를 그리고 헤맬 뿐이라고 말합니다. 재기어린 해결책도 내놓습니다. 현재를 , 어떤 불만족스런 미래로부터 다시 찾아온 황금기로 보라고요. 
"길"은 , 헤밍웨이처럼, 우디 알렌처럼 죽음을 잊을 만큼 사랑하고,  글 쓰며 살겠죠. 
 
 
 누군가와 한밤중에 오래도록 걸었던 황금기가 있었습니다.
그를 두고 떠난지도 참 오래되었습니다. 그의 황금기는 이미 다른 시대라 우린 다시는 못만날 거 같습니다.
好雨知時節을 떠나왔습니다
 
"Midnight in Paris" 를 볼 때마다 한 밤중 서울을 혼자 천천히 걸었습니다. 
가로등이 빛났고 사찰의 종소리가 들렸습니다. 저 멀리선 경적을 울리며 차가 지나갔습니다. 
서울은 눈이 자주 내리고, 날씨가 푹해서일까  곧 비로 바뀌었습니다. 
지금 서울은 好雨知時節입니다. 
 
2024년 1월 13일의 Midnight in Seoul 입니다.
 
 #우디알렌#미드나잇인파리#midnight in paris#파리 바게트#호우시절#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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