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story의 라이언 오닐이 세상을 떠났다.
알리 맥그로와 라이언 오닐 주연의 러브 스토리가 개봉되던 해, 나는 태어났다.
에릭 시걸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내겐 그 어떤 영화도, 의상도, 음악도, 배우, 배경도 러브 스토리를 뛰어넘을 수는 없다.
눈내리는 뉴욕,
하버드 출신의 변호사, 올리버,
래드클리프 음대생, 이탈리아 계 제인.
사랑은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것이라던데,
난 늘 그 말 뜻이 잘 몰랐다. 궁금해 하긴 했다.
사랑할 때마다, 그 말만 믿고, 버르장머리 없이 굴다가, ㅋㅋ 그 멋진 남자들 다 놓친 게 아닐까 싶을 때가 있다.
sorry란 말은 미안하다보다는 껄끄럽다는 뜻도 있는데, 뭔가 불편하다, 꺼림직하다는 뜻,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 are sorry.
그건 상대가 하는 말이지, 수용 가능할 때 하는 말이지 싶다.
아니, I am sorry라 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 그런 상황 자체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나는 그 영화대로 살기를 소망했다.
"그녀는 모짜르트, 바흐, 비틀즈, 그리고 나를 사랑했다. "
제인처럼 흰 티셔츠와 흰 바지를 샀고, 길고 검은 생머리를 늘어뜨려 리본을 매기도 했고,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녀처럼 남편의 시험 뒷바라지를 했고,
뉴욕과 보스턴을 걸었던 적도 있다. 하버드 스퀘어에선 청둥 오리를 따라다니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그녀와는 다르게 살았다.
나는 포동하고 잘생긴 아들을 낳아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는 큰 기쁨을 맛봤고,
태평양 건너에서 오십넘게 잘 살고 있다. 끊임없이 sorry를 되뇌이면서,
한때 나는 라이언 오닐과 닮은 남자와 열렬히 사랑했다.
그와 헤어진 건 그가 라이언 오닐처럼, 아니, 올리버처럼, 잘생기고, 똑똑하고 잘나고, 다정하며 섹시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not have to say you're sorry" 라고 받아주길 바랬기 때문이다.
나의 남편은 라이언 오닐도, 올리버도 아니다. 아주 거리가 멀다. 외모도, 성품도, 그 모든 것들이
당연히 몇번을 헤어질 뻔했고,
우리 사이에 현우가 있었기에 여전히 부부이지 않았을까 싶다.
어떤 전형, 어떤 전설, 어떤 정범을 가진다는 건 그래서 위험하다.
"love story"란 영화를 봤던 게 그래서 위험하다.
그건 영화라는 걸,
그건 화양영화라는 걸,
그건 그냥 꿈이고,
그건 그냥 대기중 떠도는 빛에 불과하다는 걸,
I am so sorry.
아무리 아름다워도 그대로 믿지 마세요.
믿지 않고 의심하라는 아니고요.
즐기고, 사랑하되,
그녀는 모짜르트, 바흐, 비틀즈 그리고 나를 사랑했다.
그녀와 나의 큰 차이는
그녀는 "모짜르트, 바흐, 비틀즈"도 사랑했지만, 어떤 고유한 "올리버"도 사랑했다는 것이다.
난 "러브 스토리"만 사랑했고, "러브"만 사랑했고, 고유한 객체를 사랑할 줄을 몰랐다
I am so so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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