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What's in my back- Chanel.

먹방은 그래도 이해할 수 있다.
저렇게나 많이 위에 꾸역꾸역 밀어 넣는구나,  나중에 탈날 텐데...
내 대신 많이 먹어봐,
그런데 위란 주머니는 대체 얼마나 불어나는 걸까, 
 
그러나, " What's in my bag" 의 인기는 도무지 ...
 
유명인의 가방 속에 무엇이 들었냐가, 유튜브 인기 소재란다. 
핸드폰, 화장품, 간식, 향수 등등, 
하나씩 다 꺼내 들고 설명하고, 따라 사고,
 대체 저게 왜 궁금할까, 저걸 믿는단 말인가, 
 
그 핸드백의 대명사, 누구나 갖고 싶어한다는 샤넬, 그 디자이너, 샤넬의 전반기 인생을 다룬 영화를 봤다. 
그러니까,  what's in her back 이다. ㅎㅎ
가브리엘이었다가 코코였던 시절의 샤넬 이야기이다.
 
샤넬이 환생한 듯 닮았다는 오드리 또뚜가 주연이다. 
갈매기 눈썹과, 콧대가 길면서 높고, 콧망울이 뭉친 게 닮았다.
오드리 또뚜는 일하는 여자의 침묵, 피로, 고독을 풍겼다. 
그러나, 비정하고도 과묵한 속악함이 언뜻언뜻 비쳐야 샤넬이다.
 
그녀 등 뒤에는 고아가, 
그녀를 사랑했던 남자들이
그녀 시대의 여성들 드레스가
자유로워지려는 열망이. 
공업과 자동차가,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미쳐야 할 것은 샤넬이 아니라, 
샤넬 마크가 아니라, 
샤넬 뒤의 그 정신, 
그 마음이란 걸 알겠다. 
 
지금도 끊임없이 샤넬이 태어나고 길러지겠지. 
고아였던
마음이 가난했던,
사랑하고 존중 받고 싶었던. 
 
15년전 이 영화를 처음 봤다. 샤넬 전기 영화라 , 영화의상이며 , 시끌화끈했던 인생 뒷이야기를 잔뜩 기대했건만, 밍숭하기만했더랬다.  다만 1930년대 눈 덮힌 파리, 개선문 오르막길을 아서와 차를 몰고 가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저 도시는 불사신이구나 싶었다. 
 
지금은 알겠다. 
이 영화는 매우 부유하고 귀족적인 한 여인이 굉장히 점잖게 그린 샤넬의 초상이란 걸, 
감독 역시 샤넬 패션쇼에 초대되고, 평생 샤넬만 입어왔으며 몇 대에 걸쳐서, 샤넬을 물려주는 여인이란 걸, 
검색해보니, 전형적인 유럽 귀족 얼굴이다. 백인에 금발머리, 길고, 가늘지만 오만하게 고집스런 선을 한 안느 퐁텐이 감독이다. 
 
그녀 덕분에 나는 1930년대 프랑스 남부를 곳곳 여행하는 사치를 누렸다.
프랑스 고성의 내부,  여러 집기들, 의상 , 인테리어 , 정원을 구경할 수 있었다. 남부의 전나무 늘어선 길과, 바다와, 
 
그녀의 등 뒤에는 말과 자동차도 있었다.
샤넬과 함께 너무나 잘생긴 말들을 마음껏 타보는 기쁨을 누렸다.
 그 시대에 막 등장하기 시작한 푸조, 시트로앵 같은 차들도 함께 시승해봤다
 코코는 마차에서 자동차로의 환절기를 살다갔다. 
 
 
단돈 만원에 1930년대 프랑스를 팩키지 여행으로 갈 수 있다니. 당연히 오픈 런해야 하지 않는가, ㅎㅎ
 
나는 샤넬이 하나도 없다. 
물론 나도 샤넬을 갖고 싶었던 적 있다.
그러나, 나는 이제 안다. 샤넬은 브랜드가 아니라 아름다움의 지평 넓히기란 걸, 
 
내 인생에 충실하며
기능과 형태가 완벽한 조화를 이룰 때
내 영혼과 육체, 지향과 내 현재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질 때, 최고의 스타일이 나온다는 것을 
그러니까 철학과 생활이 완벽하게 딱 들어맞어야 한다는 것을 
 
 
 
항상,  What's in my back 을 보겟다.
그러니까, 과거를 보는 게 아니고, 물론 과거를 봐야할 때도 있겠지.
그 배경, 표면이 아닌. 깊이, 역사를 보겠다. 더 치밀하고 철저하게 보겠다.
그 거인들을 등에 업고 내 손을 자유롭게 하겠다. 그리고 내 발로 걸어가겠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저런 미스 디올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0) 2024.02.18
나성에 가면-라라 랜드  (0) 2024.01.31
Midnight in Paris-호우시절  (0) 2024.01.13
I am sorry, Ryan O'neal!  (0) 2023.12.12
물꽃의 전설  (0) 2023.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