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어쩌면 좋은가,
fast lives일 줄 알고 영화를 예매했다
. 맞아, 뭐든 너무 빨라서, 제대로 살기가 힘들어, 그러면서, 영화 보러 갔다.
한국계 여성 감독, 첫 작품, 대단한 영화제 선전, 미나리 제작사, 뭐 그 정도는 얼핏 듣긴 했다.
start credit 에 past lives 라 올라와서, 당황했다.
f와 p 발음 구별은 한국말로는 더 어렵군 하면서, ㅎ
이 영화는 "인연"이란 단어를 영화 사전에 올렸다.
몇 년전 영화로 "미나리"란 채소를 세계인들의 식탁에 올렸듯이.
한 단어만으로도 얼마든 작품을 만들 수 있구나, "인연", "미나리", 처럼
우리 주변에 뛰어난 감독, 각본가, 작가 참 많구나, 그들이 어서 세계를 향해 나가야겠구나 싶었다.
물론, 젊은 예술가가, 하나의 세계와 작품을 완성해서 세계에 내놓고 소통하는 일은 의미있다. 더더군다나, 그가 한국인인데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니 자랑스러움은 배가된다.
그러나, 영화속, 나영, 혹은 로라의 , "노벨 문학상"을 , "퓰리처 상"을 "토니"상을 받으려면, 한국을 떠나야 한다는 말이 예언을 지나 확언처럼 들렸다.
정 아이삭 처럼, 송 셀린과 함께 여권을 발급받아, 태평양을 건너는 배, 비행기를 타란 말일까,
영화 "미나리"도 단편 소설을 각색한 듯 문학적 향기가 짙었다.
"패스트 라이브스"는 웹 소설을 영화로 바꾸어 놓은 듯했다.
주인공을 제외한 등장 인물들이 연극적 배치로, 혹은 웹툰 배경처럼 보였다.
여 주인공 클리세가 다 모인 듯한 설정, 작가, 잊지 못할 첫사랑, 문득 온 연락, 무조건 다 이해하고 수용하는 남편 등
주인공이 저렇게 특별한 매력없어도, 이야기를 끌어나갈 수 있구나, 싶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야말로 past lives 에 그치지 않고, one of past lives 란 걸, 뼈저리게 느꼈다.
나는 Korean American, African American, 이런 형용사 시대의 사람인데,
이젠
South Asian Korean, African Korean, American Korean, Vietnamese Korean 과 함께 살아가야 할 Korean Korean이 되버렸다.
그러니까, Fast Lives 도 맞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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