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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주는 요리책

꿈처럼, 꿀처럼, 굴처럼

 
누군가  우리 나라의 장점을 말해보라 했다 치자, 
모두들, 앞다퉈, 초고속 인터넷, 대중 교통,빠른 행정 처리, 인천 공항 등을 말하겠지. 
한데 엄마는 상대방을 봐가며  우리나라를 다르게 자랑할 테야.
 
만일 그가 미식가에다 해산물을 즐긴다면, 무조건 굴을 손꼽겠어.
 
너 말이다. 유럽이나, 미국의 고급 식당에서 굴이 얼마나 비싼 값으로 팔리는 지 아니?
각굴이라고, 굴 껍질 채  큰 접시에 5-6개 담아서, 레몬 즙 좀 뿌려서, 기 십만원 받는단다.
맛이 뭐 그리 특별한가,
아니. 그것도 아냐. 
커다란 은쟁반 위 얼음을 담아  그위에다 굴을 올린 후, 은식기와 함께 대접한단다. 
흰장갑을 낀 웨이터가 하나씩 떼어내서 주면 눈을 지긋이 감고, 아주 천천히 오래도록 음미하며 먹는다지. 
뉴욕의 미슐렝 식당들은 굴철이 오면 얼마나 호들갑을 떨면서 비싸게 받는지.....
센트럴 스테이션의 굴 식당은 누구나 가보고 싶어하는 곳이라지... 굴 껍질로 온 가게를 다 장식해 둘 정도로 야단스럽고 말이야. ㅎ
 
굴은  R 이 들어간 달에는 먹지않는다지. 굴의 독성이 강해 호되게 고생하기 때문이라지. 
제철의 굴이 나오는 아주 짧은 며칠, 애호가들은 어떤 값을 치르고서라도, 그 호사를 누리려고 한단다.

미끌미끌한 촉감에 비리하면서 짭조리한 감미,   그 굴을, 굴 껍질을 잔뜩 쌓아 올리며 건배를 외친단다. 
아일랜드에서는 굴에 위스키를 올려 먹는댄다. 그 맛이 무지 궁금하긴 해 ㅎ

언젠가 아일랜드에 간다면, 스산한 바닷가, 허름한 선술집에 앉아 그렇게 먹어보고 싶단다. 

겨울, 바다, 바람으로 완성되는 맛일 테니 말이다. 
굴을 마음껏 먹는 게 소원인 미식가들은 꽤 많단다. 
 
 
그런데, 우리집은 11월이 되면 남해의 해녀로부터, 굴을 5키로씩 주문해서 먹었잖아. 
 
해수에 담긴 굴이 남해로부터 와야, 우리 집은 겨울이 시작된단다. 굴 박스를 열면서부터 신이 나서, 어리굴젓 담그고,  그 자리에서 김장 김치에 싸서 먹고, 전이나 튀김을 했더랬다. 다음 날 아침은 입천장이 델 정도로 뜨거운 무우 굴국이지. 굴솥밥이며 굴 파스타도 빼 놓을 수 없지. 
 
5키로면, 말이야 각굴로 치면, 수백개는 충분할거다. 수천개까지는 몰라도, 껍질의 굴들을 어시장에서 하나하나 다 까서, 바닷물에 담궈서 곧장 배송하는 거지. 믿을 수 없이 싼 인건비로 말이다.  그걸 우린 또 김치 냉장고에 넣어 1주일씩 실컷 먹었으니 이런 호사가 또 있을까 싶다. 
 
 한국의 맛에 굴이 빠지다니, 섭섭하지.
남서해 바다의 꿀인데 말이야. 
 
네가 굴을 맛보기를,
굴을 사랑하기를 간곡히 바라면서,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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