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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노아의 방주와 싱크홀

 

오늘 미사 주보에는 얀 브뤼겔의 "노아의 방주"가 실려있었습니다.

큰 홍수가 오기전 노아가 갖가지 동물과 식물을 태워 지낼 배를 마련하는 그림이요.

 

기후 위기로 온 세계가 몸살을 앓아서일까, 달리 새롭게 보였습니다.

올 여름은 가히 사상 최고의 폭염에 열대야로 야단이었습니다.

기후 변화로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되리란 "오래된 미래"를 몸소 겪어야했으니까요.

 

2024년 8월 31일에 전, 꼭 백년전 1925년 을축년 홍수를 알게 되었습니다.

원래 한강은 송파강으로 흘렀으나, 사상 최악의 비로 곧바로, 한강으로 흘러가느라 신천이 되었다지요. 그 결과 신천과 송파강 사이가 "잠실"이란 섬이 되어버렸답니다.

그 후 1970년대 강남을 개발하느라 송파강을 매립하였기에 지금은 육지가 변하였으나 아직도 그 아래로는 강이 흐르고 있답니다. 롯데 월드가 있는 잠실 일대는 암반이 아니라, 원래 강바닥이다보니 오랫동안 강물이 흐르면서 쌓인 자갈 모래 점토들로 지반이 축축하다고 합니다.

 

 

 

백년전의 사상 최악의 홍수로 제방이 무너진 일산의 고양 마두 등도 물에 잠겼다고 합니다. 1980년대 들어 논 위로 5미터 가량 흙을 쌓아서 2기 신도시를 만들었다고 해요. 역시 무른 지형이겠지요.

10 미터 까지는 모래 점토들로 이루어져있고 그 아래 5미터 가량는 자갈이며 그 아래로는 시속 8미터 정도의 지하수가 흐른다고 합니다.

여기에 대형 건물을 짓느라 땅을 깊게 파 파일을 박게 되면 자갈과 모래가 지하수에 쓸려 가면서 텅비는데다 그 위에서 누르는 힘을 지탱하기 어려워 싱크홀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연희동 성산로에서 싱크홀로 2명이 크게 다쳤다지요. 

sink hole 이라니요. 땅이 꺼져 그 구멍 속으로 빨려들어갔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입니다.

그것도 아침저녁으로 지나 다니던 도로에서라니요.

사고가 난 곳도 자연 하천을 복개하여 매립한데다 근처에는 안산이 자리해 지표수와 지하수가 매우 빠르게 흘러가는 곳이라 들었습니다.

 

 

성경 속의 대홍수와, 서울의 지리와 문화를 바꾼 을축년 대홍수를 돌이켜 봅니다.

제 발 밑도 과연 안전할까 싶습니다.

땅이 꺼져도 솟아날 구멍을 찾아야겠네요.

어른이 되어도 숙제는 끝이 없습니다.

 

#씽크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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