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네 집에 슈크림을 사들고 가며 걱정했다
너무 많아서 다 못먹으면 냉동실에 넣고 두고두고 먹어도 된다고
친구네는 아들 딸, 정신없이 복작거리는데
조카들까지 와서 이런 아수라판이 따로 없었다
그 와중에
조카의 생일을 기억한 내 친구
하얀 케익 받침대를 꺼내더니
그 위에 딸기를 쌓아올린다
가장자리에 팀탐과 슈크림을 돌려담고
초를 켰더니 순식간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케익이다
불을 끄고 아이들과 어른이 둘러 앉아
“Happy Birthday To you”
내가 바라던 부자
내가 바라던 지혜
내가 바라던 엄마다
사람이 가득하고
가볍고
아름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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