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씨가 소개하는 전시회는 꼭 가보려고 한다. 그녀는 흰 옷을 입고 관람했다고 했다.
일본 출신의 작가는 독일에서, 활동중이란다. 한강의 "흰"이란 책에서 영감받은 작품도 있다고 했다.
이정우, 독일, 한강, 도대체 몇개의 보증 수표인가,
게다가, 평창동, 가나 아트라니.
시오타 치하루는 언니다.
그러니까,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아도, 아무리 멀리 있어도, 그냥 내게 친척이다.
버지니아 울프, 전혜린, 최영미, 박완서, 곽아람, 박경리, 권여선, 바바라 쿠니, 요네하라 마리같은 ,
내가 첫눈에 알아보고 사랑하게 된 여인이다.
나는 남자도 좋아하지만, 수많은 언니들을 "추앙"해왔다.
제인 오스틴은 언니가 아니다. 아니군, 한강과 박완서, 박경리도 어쩌면 언니가 아니다. 언니려면, 어딘가 부족한데가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내 과의 여인들은 하나같이 아름답고 대단한 멋쟁이며, 개성과 스타일이 확실하다. 글을 읽어보면, 옹이랄까, 나무의 결처럼, 그녀들의 성깔이 확 두드러진다. 고집과 어리석음, 약점과, 허술함 그러나, 자존심과, 유머, 긍지와, 지성이 있다. 무구하면서도 비극적인 데가 있어야 한다. 잘 먹고, 경쾌하게 걸으며, 대단한 독서가에 투명하지만 비밀스러운 데가 있다.
그녀는 실로 내게 왔다.
실타래로,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무한하게 이어나갈 수 있다고,얽히고 설키고, 뭉쳐있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그게 인생이라고,
매듭지어지지 않다면, 얽히고 설키고 뭉치고 맺혀야 풀리지 않고,
풀리지 않아야 비로소 옷이 되고 밥이 되고, 집이 될 수 있다고
벌써 1년 전 그녀의 전시회에서 나는 분명 "한"을 봤고,
실이나, 종이같은 흔하디 흔한 재료로도 얼마든지. 내 심장을 꿰어낼 수 있다는 걸
그때 보이지 않던 설치 조각품들, 그때는 내장같다 싶었는데. 지금봐도 그렇다. 오장육부였다.
그녀의 심장, 간, 위, 자궁, 소장, 대장, 췌장, 맹장 같은
다시 보니, 그녀가 아이를 잃었다고 한다.
그녀가 한강, 흰, 독일, 한국을 꿰어 왔듯이
나도, 실로 구슬을 꿰어야지. 서말 구슬을 꿰어야지. 그래서 꼭 작가가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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