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서원의 전영애 독문학자가 백설공주를 낭독하셨다.
백발에 맑은 얼굴로 독일 바이마르에서 지내신다는 전영애 독문학자,
어른 김장하도 그렇고,
여전히 잘 늙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분들 천지다.
백설공주 이야기.
어쩌면 백설 공주도 제대로 늙기가 주제일지도 모른다. 난장이처럼, 혹은 적어도 왕비와는 다르게
흑단 창가에서 바느질하던 왕비는 흰눈을 보다, 그만 손가락을 바늘에 찔려, 흰 눈 위에 붉은 핏방울이 떨어진다. 왕비는 흑단처럼 검고 피처럼 붉으며, 눈처럼 흰 아이를 꿈꾸다.
그리하여 태어난 눈처럼 흰 아이,
곧 백설공주의 엄마는 돌아가시고, 왕은 새로운 왕비를 맞이한다.
자기보다 더 아름다운 이가 있다는 걸 견딜 수 없었던 왕비는 사냥꾼을 시켜서, 백설공주를 죽이려한다.
백설공주는 사냥꾼에게 빌고 숲에서 도망쳐서 난장이의 집에 당도하고,
사냥꾼은 멧돼지를 잡아 그 심장과 간을 왕비에게 들고 가 바친다.
백설공주는 숲속에서 혼자 마구 달렸고, 난장이 집에 들어가, 모든 것을 조금씩 얻어 입고 먹으며, 집안일을 하는 댓가로 산다.
백설공주가 살아있다는 것을 안 왕비는 첫날은 목을 조르고, 둘째날은 머리 빗질하며 죽이려 한다.
7난장이들의 도움으로 겨우 살아나고,
마지막으로 독에 든 사과를 먹여 결국 쓰러뜨린다.
살아있을 때나 다름없이 어여쁜 백설공주를 못내 땅에 묻을 수 없어, 유리로된 관에 넣고 슬퍼하던, 난장이들에게 한 왕자가 찾아온다. 그가 백설공주를 얻으려 돈을 준다고 해도 거절하다가 사랑한다고 하니. 거저 준다.
왕자의 포옹으로 목에 걸린 사과가, 빠져 살아난 공주는 결혼식에 왕비를 초대하고 왕비는 불에 달군 철신을 신고 죽을 때까지 춤을 추게 된다.
snow white.
사과, 거울, 관,
눈처럼 하얀 전영애 선생님은 숲속에 홀로 집을 지으셨고, 책을 모아, 후학들을 불러 함께 공부하신다고 한다.
전영애 선생님 역시 왕비를 , 일곱 난장이를, 왕자를 만나셨을 것이다.
독을 머금은 머리 빗과 사과도 먹을 뻔 한 적 있으셨겠지.
그녀는 숲속에 집을 지으셨다. 한명의 왕자 대신 수많은 젊은이들을 불러 백설 공주 이야기를 낭독해주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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