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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nes

코로나에 걸렸다.

코로나가 독감으로 분류되어 신고할 의무가 없어진 그 첫날 나는 코로나에 걸렸다.

2019년 12월 10일 중국  시작된 코로나가  전세계를 황폐화시키고, 수많은 이의 목숨을 앗아간지 4년 가까와진다.

초기에는 그러다 말겠지 싶었고,

역시 중국것들이란 싶었고, 

밤이면 인적이 사그라들고, 너무나 깜깜했고, 차량 통행마저 줄어들어 흡사 전시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때 우리에게 집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처음으로 깨닫고, 곧 좋아지려니 싶었는데..

이렇게 오래갈 줄 몰랐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역적 취급을 당했고, 손을 자주 씻어서 뭉개지다 시피 되었다는 호소에

위생 관념이 다른 사람과는 도저히 같이 살 수 없다는 둥, 

그 동안 정부는 돈을 종이조각처럼 전세계에 뿌려댔고, 비대면 서비스들의 약진하게 되고, 그를 바탕으로 부의 흐름이 재편되었다. 

의료인들에 대한 존경심과 감사함이 넘쳐났고, 이젠 더이상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없으리란 의미에서, new normal이란 스탠다드가 필요하다는 말까지 생겼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우리의 예상과, 우리의 기대와 우리의 마음과 다르게 흘러가는 게 인생 아니던가,

 

그 와중에도 나는 크게 코로나의 영향을 받지 않고 지냈다. 그것은 내가 코로나의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할 기회를 얻지 못했음도 의미한다. 

 

어쨌건 코로나가 거의 일상으로 들어온다는 시점에서 나는 장염으로 고생을 했고, 

인후염과, 동통을 느껴 병원에 갔더니, 자가 검진하라는 처방을 받고, 결국 푸른 줄이 떴다. 

코로나에 걸린 것이다.내가 만일 코로나 창궐 초기에 걸렸다면, 어땠을까, 아마, 난 무슨 범죄자 취급을 받으면서, 내가 하는 일이고 뭐고, 다 커다란 피해를 받았을 것이다. 

 

코로나의 후유증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사람까지 봣다. 물론 사망자도 허다하고, 

 

코로나가 거의 꺼져가려는 순간에 나는 코로나에 걸렸다. 푸른 줄이 떴다. 의사들의 반응이 너무나 대수롭지 않아서 사실은 좀 놀랐다. 한때 QR코드를 찍어가며 모든 움직임이 다  추적되던 시절, 

내 체온이며 모든것들이 적외선 카메라로 다 나오던 시절, 

결국 참지 못하고, 홍대며 이태원 가서 춤추고 놀던 젊은이에게서 집단 감염이 나와서, 온국민의 질타를 받던 시절, 대구의 모 종교 집단이 거의 조리돌림을 당하던 그 시절,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애를 먹던 시절, 마스크를 만들어 선물하던 일들, 거리두기로, 외식이며 외출이 부자유스러워져서 모두들 살 쪄서, 두둥실거리던 시절, 

산에 가면, 젊은이들이 넘쳐나던 시절, 

승무원들이 발이 묶여 집단으로 휴직하던 시절, 배민이 마구 뜨고, 

 

어쩌면, 나는 100년만의 기회를 또 놓쳤는지도 모른다. 

아주 늦게 코로나에 걸림으로써 어쩌면 나는 또 일생일대의 기회를 날려버렸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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