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널 키우느라 여념 없다. 엄마 친구들을 홍대 입구서 만났지. 엄마 친구들이 건호와 지원이를 임신했을 때였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만났지. 아마 피자, 스파게티 뭐 그런 걸 시킨 거 같은데, 그때 넌 처음으로 외식을 했을거야, 스파게티를 손으로 쥐고 먹더라고, 달고 맛이 진해서인지 먹더니 나중에 얼굴에 뭔가 나서, 고생했단다.
식탁 의자에 앉아서, 먹던 네가 기억이 난다.
물론 토끼와 여우에서 만난 친구들이랑 놀러 가거나 한살림에서 가는 소풍에서도 이런 저런 음식들 많이 먹어씨.
넌 어릴 적 아토피가 심해서, 몸에 짓물이 날 정도로 고생했어.
네 몸 크기에 비해 음식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기에 네가 먹을 고기, 야채는 백화점이나 유기농 매장에 가서 아주 조금씩이지만, 최고로 좋은 것만 사오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독립하고서 네가 엄마에게 가장 먼저 해준 요리도 스파게티였지.
스파게티처럼 만들기 쉽고 맛있고, 풍성한 요리가 있을까,
올리브유를 두르고 잘게 썬 양파를 오래 볶다가, 냉장고 속의 어떤 야채라도 다 집어 넣고, 면 비벼서, 생크림 부어 넣으면 되지, 물론 소금 후추 챱챱,
맞어 너랑 나랑, 조미료에 대해서도 이야기 햇었지.
치킨 스톡 넣으면 끝인데 왜 엄마는 그렇게 조미료에 대해서 부정적이냐고, 내게 말하더라,
맞아, 그건 말이다. 지금은 네가 183에 70키로 넘는 건장한 젊은이로 성장햇지만, 여전히 넌 내게 아기 이기때문이란다. 네 몸 크기에 비해 음식이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 크기에 무조건 최고 좋은 걸로만 준비해서 먹어야 하는,
어머니, 무슨 그런 말씀 이상한 음식 재활용도 많이 하시잖아요.
헉, 그것도 맞다. 그때도 네가 돌도 씹어먹는 청춘이나, 뭐든 잘 먹으라면서요. ㅋㅋ
그래 인간이 이렇게 이중적이면 상당히 준수한거지. ㅋㅋㅋ 자기 편한대로 생각하기 때문이야. ㅋㅋ
그때도 모유만 먹인다더니, 그 조그만 애기 데려 나가, 패밀리 레스토랑 스파게티 맨손으로 먹인 어미 아니겟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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