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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주는 요리책

18. 알레르기-땅콩과 참이슬

너의 태명은 땅콩이다. 

널 임신했을 때 엄마는 "미래와 희망"이란 산부인과 병원에 다녔어. "김낙연 "선생님이 담당이셨다. 

냉미남 과셨던 "김낙연 선생님"은 진료 내내 별 말씀이 없으셨어, 

이렇게 몸무게 많이 불어도 되요?

괜찮아요.

그런데 출산이 다가올수록, 초음파 할때마다, 한숨을 쉬시는 거야, 

왜이렇게 머리가 크냐, 혼잣말로 하셨지. 

그러니까 네가 머리가 커서, 자연 분만 하기 어려울까봐 그러셨던 거지.

엄마는 그 말을 듣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 더 열심히 운동했지만 넌 출산 예정일이 1주일이나 지나도 나올 조짐조차 보이지 않았지. 

그때 엄마는 매일매일 관악산을 올랐단다. 남현동에서 서울대까지 매일매일 걸어 다녔으니까,

그래서 일까, 넌 꼭 아빠처럼 서울 대학에 가겠다고 했지. 

꼭 자연 분만 하고 싶었던 엄마는 아빠를 붙잡고 불안한 마음을 하소연했지 

그럴 때마다 아빠는 "땅콩이네, 머리 크고 엉덩이 크고"

분만 전에 이슬이 비쳐야 하는데 없다고 걱정하자 또 아빠는 " 내가 참이슬 마실까" 

그렇게 농담하며 엄마를 위로 하고 엄마는 아빠 술 알레르기 잖아 ㅠㅠ화내고 ㅠㅠ

 

만일 그런 산모가 엄마 곁에 있다면 엄마는 이렇게 말하겠어.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는 결코 엄마를 해치지 않아요.

뭔가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걱정말고, 이 순간을 충분히 누리세요. 

누가 뭐라고 해도 출산의 경험은 오로지 자신과 아기만의 고유한 것입니다. 기다리셔요. 라고 말이다. 

 

사람들은 왜 그리 겁을 주었던 것인지, 얼마나 잘못된 정보들이 많았던지. 지금 돌이켜 보면 믿어지지 않는다. 

 

알레르기 중 가장 흔한 게 땅콩이라더라, 피넛 버터도 그렇게 적혀있지.

아빠가 알레르기로 고생하셨던 거 기억나니. 복숭아나, 딸기처럼 솜털이 있는 과일 드시고, 목에 걸려서 한참을 고생하신 거 말이야.

그럴 때는 물을 많이 마셔서 독성을 희석시켜야 한다고 들었어. 

아빠는, 당뇨에, 술을 너무 좋아하시고, 건강이 좋지 않으시니, 엄마가 늘 마음이 무겁구나, 아빠의 건강이 엄마의 알레르기지. 

물론 조심해야지. 그러나, 너무 겁먹고, 두려워하면서 살지는 말자, 

 

엄마는 땅콩을 좋아해, 특히 여주 땅콩말이야, 우도 땅콩은 너랑 제주도에서도 먹었지. 

우리 땅콩이, 그게 네 태명이었어, 현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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