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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주는 요리책

28. 보신탕,

몸을 보해주는 음식이겠지. 

엄마 어릴 적에는 돼지 멱따는 소리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노래를 못하는 사람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사람을 그리 일렀지. 

돼지의 목을 따는 소리란다. 

멀쩡한 돼지를 잡아다가 팔 다리 묶고, 목을 칠 때 나는 소리.

그 소리를 직접 들은 내 친구가, 그러더라, 돼지 멱 따는 소리를 들었는데 진짜 지옥이라고, 

 

요즘은 돼지를 어떻게 잡는 줄 잘 모르겠다. 

엄마 어렸을 때는 물을 팔팔 끓이고 뜨거운 김이 나는 내장을 다 꺼낸 돼지를 통째로, 넣고 삶아서, 누린내가 진동을 했는데. 

돼지 간, 허파, 심장, 창자, 오줌보 까지 하나도 허투로 버리는 법 없이 다 먹어치웠지. 

 

닭을 잡는 모습을 본 어린애들도 많았단다. 장에 가면, 쇠철망에 닭들이 갇혀있었어, 그 중 하나를 가르치면 주인이 꺼내서 한칼에 목을 따고,  가끔 목이 잘린채로 돌아다니느 닭도 봤더랬다. 더 시골에 가면, 아이들이 새까매진 다리로, 부리나케 뛰어가 목을 비틀어 잡기도 했어, 

역시 뜨거운 물에 넣어 털을 다 뽑고, 모래 주머니까지도 살뜰하게 먹엇더랬다. 

 

소는 잘 모르겠다. 워낙 비싸고 귀한 동물이라, 큰 자식 대학 등록금으로 맞바꿀 정도였으니까, 소가 되게 질겼다고 해,, 구워 먹는 것은 꿈도 못꾸고, 기껏해서 오래오래 삶아서, 국물로 먹었겠지. 뼈마저도, 여러번 고아서, 곰국으로 귀하게 먹엇으니까, 소 혀, 소 거시기 까지. 별미로 대접하는 것이었으니까, 

 

이 모든 것들이 보신탕이지. 프랑스의 노배우가 우리 나라더러 보신탕 먹지 말라고 훈수를 두었다고 하던데, 

그게 언제적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자신들의 식탁을 제대로 살펴보고 한 말인지도 잘 모르겠다. 그들 식탁을 호화롭게 하고자, 인류에게 한 잔학도 기억하고 고발하고 있는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육식을 멀리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고기는 물론이요. 가죽이나, 그 부산물도 쓰지 말자는 움직임이 번져가고 있다. 

 

보신탕이란 말은 이제 사전속에서나 나올법한 말이 되어버렸다. 

물론 보신탕의 개념은 나날이 발전하고 변해가고 있다. 요즘은 각종, 비타민과 건강 보조제이겠지. 한때는 보약이었다가, 갖은 동식물의 즙으로 둔갑했다가, 앞으로는 또 어떻게 바뀔런지. 

 

나더러 "보신탕"이라고 놀리는 남자애들이 있었다. 나는 수치스러웠다. 그리고 보신탕이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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