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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nes

장욱진 자화상VS 고흐 까마귀가 나는 밀밭

 
장욱진의 자화상을 보면서 곧바로, 고흐의 "까마귀가 나는 밀밭"이 떠올랐다. 
장욱진도 고흐의 그림을 본 적이 있겠지. 
 
"산다는 것은 소모하는 것, 나는 내 몸과 마음과 모든 것을 죽는 날까지 그림을 위해 다 써버려야겠다. 남는 시간은 술로 휴식하면서, 내가 오로지 확실하게 알고 믿는 것은 이것 뿐이다. "
<샘터>1974년 9월호
 
 

 
 

길 
노란 밀밭(논일지도)
까치혹은 까마귀
하늘과 구름, 
비슷하다. 
 
다만, 앞에 연미복같이 의관을 정제한 화가가 서있다. 
구두에 모자, 우산까지 든 화가가 붉은 길위에 서있다. 
겨우 손바닥만한 아주 작은 그림인데도 태산처럼 큰 그림 같았다. 
 
자살 하기 직전에 고호가 그린 그림으라는 "까마귀가 나는 밀밭"과 같으면서 달랐다. 
훨씬 크고 건강하고 유머 넘치고, 활달하다. 
장욱진은 자신을 그렇게 보고 있었다. 

 
장욱진은 술꾼이었다고 한다. 
나의 남편도 그렇다. 
이 그림을 보는 순간, 아, 저건 남편의 집이잖아, 
남편의 집, 명패는 "카스" 혹은 "테라"일거라고..
그 남자네 집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 그림은, 
 
 
그 남자네 집은 우리 집이 아니라,
그 남자네 집은 내가 아니라,
그 남자네 집은 밑빠진 독인가,
그 남자네 집은 술병인가
그 남자네 집은 알루미늄 캔인가,
그 남자네 집은 플라스틱 맥주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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