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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nes

남자는 시계지-세종대왕릉

나의 큰 외삼촌은 외자 이름이다. 이 영. 참 이상했다. 오얏 리, 꽃뿌리 영이라고 했다. 
내 이름도 특이하기에 이상한 이름으로 불리우는 것이 얼마나 큰 스트레스인가를 잘안다. 
삼촌은 그러니까 오얏의 꽃뿌리, 삼촌의 삶이 그리 꽃다웠었나, 잘 모르겠다. 꽃다웠던 때도 있었겠지. 
큰 조카인 내게 삼촌은 첫 손목 시계를 사셨다. 공책과, 펜과, 책들, 그 모든 것들 아낌없이 주셨다. 
 
세종 대왕릉도 영릉이란다. 꽃뿌리 무덤, 그리고 조선 시대 최초의 합장릉이란다. 한글을 만든 세종 대왕의 무덤이라니, 아무리 추워도 아무리 멀어도 가서 뵈야지. 
엄포에 비해 날씨는 견딜만 했다. 바람은 쌀쌀했으나, 햇살이 도탑고 따수웠다. 미세 먼지 하나 없이 깨끗했다. 
왕릉으로 올라가기 전, 들른 광장이 흥미로웠다. 중국의 황포같은 것을 입고 서계신 대왕,
그 앞에는 세종 대왕의 진두 지휘로 세상에 태어난 발명품들이 놓였다. 
 
여기서 잠깐, 뭐든 제대로 아는 게 없지만, 이번에도 여지없이 증명 되었다. 나의 무지는
세종 대왕이 해시계 물시계, 그리고 측우기를 발명하게 뒷바라지 하셨다 들었는데 갖가지 종류의 시계 뒤에는 세종 대왕이 계셨다고 한다. 

 
 

 

 

시계 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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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그는 그토록 시계에 집착하셨던가? 농경 사회라, 시절에 맞게 농사 짓는 것이 국가의 제 1 과제였으리라, 
그러니까 대왕은, 몸과 정신의 기준점을 잡아 백성들에게 주어 그들이 진정으로 부유해지기를 바랬으리. 
 
시간과 글자를 백성들에게 내어준 이. 그가 세종 대왕이다. 
나는 그렇게 많은 시계가 있는 줄 몰랐다. 
여자는 백,
남자는 시계라더니, 
세종 대왕은 엄청난 양의 시계 콜렉션을 자랑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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