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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nes

we work-골콘다,

서울 역 앞에는 대우 빌딩이 있다. 
서울 스퀘어로 , we work 건물로 바뀌어도 영원히 대우 빌딩이다. 
건물은 우리는 일한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르네 마그리트의 골콘다에 나오는 중절모를 쓰고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하늘에서 내려온다. 검은 하늘에 
시계가 생기면서, 커피를 끓이면서, 밤이 짧아졌다. 수면은 부족해지고, 
수면 장애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시계와 커피, 가로등에 이어 이제 조명까지, 어둠을 몰아가고 있다.
동지는 끝이 나고, 하지를 만들고 있다. 
한강에도, 다리가 어찌나 화려한다. 조명이 얼마나 밝고 환한지. 철새들이 길을 찾아 갈 수 있을지, 
저리 밝으면 사람들이 어찌 잠들수 있을런지. 
 
건물 개관 전에 온 건물을 환하게 밝히는 것도, 그랬는데, 
어쩌자고, 저리 빛을 밝히는지. 
우리가 잘 살게 된 건지. 아름답고 신기하기도 하면서, 뭔가, 뭔가 다른 생각을 하는 나는 늙은이인지. 
야경을 왜 보러 가는지 이해를 못했던 나인데, 
크리스마스 점등식은 좋았는데, 
저렇게, 
어쩌자고 저리 밝히기만 하는건지. 
어째서 불을 끄고, 어둠 속에서도 잠깐 지내볼 여유가 없는건지.
어둠 속에서도 더 잘 보이는 것들을 찾아볼 시간을 가질 수 없는 건지. 
 
어둠속에서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들을 누려볼 수는 없는 건지. 
 
그러기엔 우리가 너무 어두운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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