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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오란의 발

 

중국에서 나고 자란, 펄 벅은 왕룽과 오란을 내세워 중국 땅을 그렸다. 

홀린 듯 대지에 빨려 들어가, 앉은 자리에서 다 봤다. 

 

40년이 지나도, "대지" 속, 오란의 발을 잊을 수 없다. 

전족하지 않은, 오란의 발을 왕룽이 싫어하고, 오란은  부끄러워 했다. 

 

실은 박지성의 발이요. 강수진의 발이다. 

오란의 발은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나는 발만은 발레리나 강수진을, 캡틴 박지성을 , 그리고 오란을 닮았다. 

 

티눈에 성한 발톱이 없고, 색마저 거무 튀튀하다. 

내성 발톱으로 고생하기도 했다. 

지인들에게 수태, 발 크림이며, 연고를 선물 받았으나

양말이 답답하여 맨발로 다니다보니, 발 뒤꿈치마저 거칠고 갈라지고 엉망이다. 

 

나는 작년에는 하루 평균 9키로 가량 걸었고, 

올해도, 매일 10키로 가량 걸었다. 

거의 15000보 가량 걷는 셈인데. 이제 노화로 몸에 무리가 간 모양이다.

왼쪽 정강이와 무릎이 아프다, 쑤시다. 부러질  듯 아프다. 

 

이제 걷는 대신 크림과 연고를  듬뿍 바르겠다. 전족하듯, 양말을 신어야지. 

그리고 오란의 발을 의사에게 검진받아야겠다.

 

남편은 내 발을 씻기고, 잘 닦아 말린  후, 오일과 크림을 발라 오래도록 어루만진다.

자신도 평발이며, 지병으로 저릿하며 상처가 잘생기는 발로 고생 중이면서. 

 

오란은 그 발로, 대지 위에 뿌리를 내렸다. 

 

그런데, "페디 큐어"를 해야 예의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자신의 취향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무례가 아닐런지. 

 

 

#대지#펄벅#오란#왕룽#강수진발#박지성발#풋크림#양말#페디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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