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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강남역 에번저스, 택시에서 부럼 ㅎ

박근혜 정권때 강남역에서 어벤저스를 촬영했다 
촬영팀의 편의를 위해, 도로를 완전 통제한 채  한국이 영화 어벤저스에서, 멋지게 나오길 기대했다고 한다. 

그 결과, 스쳐지나가듯, 강남역 질주 추격신이 나왔다고 들었다. 
 
오늘은 우리도 강남역 파이브 가이 어벤저스 팀이었다. ㅎ
출연진: 박태영, 이유진, 신현우, 이한나, 그리고 택시 운전 기사,
 
파이브 가이의 햄버거를 먹었다. 개점 당시  12시간 대기했던 다섯둥이네가 ㅎ이제는 2-3시간 이면 먹을 수 있다고 했고, 
장조카가 서울 온   기념으로 먹이고 싶어서, 또 대기를 걸었다. 우리 앞은 무려 204명의 어벤져스들, 
그 사이에 조카는 피시방 가고, 나는 근처 까페서 기다리기로 한다.
원래 순간을 위해 몇 시간은 물론, 몇 년을 때로는 몇 십년  기다리는 게 인생이니까,
 
한데  3시 뮤지컬 공연 시간에 도저히 맞출 수 없을 거 같아서, 포기하고 가려는 순간,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아기같은 얼굴로 빨간 옷을 입은 누나들이 대기표 확인하고 우리를 들여보내준다. ㅎㅎ
그럼 뭐하나, 주문하기 위해 다시 줄을 서야 하고, 2층까지, 발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차고, 음식을 받기 위해 또 기다려야 하고, 
 
 
강남역 파이브 가이즈에서 햄버거를 먹는 손님들 역시 어벤져스같았다. 붉은  가게 안에는 햄버거를 만드는 주방, 주문을 받는 카운터, 대기 손님들을 관리하는 직원 , 가게 안 정리와 청소를 맡은 이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음악 소리는 물론 바로 옆 사람의 말소리 조차 들리지 않았다. 
명절 대목  재래 시장이 이렇게 북적일까 싶을 정도다. 직원들도 손님들도 모두 온 힘을 다해 먹고 일한다. 
 

그 난장판을 기다리는 동안 나는 땅콩을 잔뜩 담았다. 
파이브 가이스는 땅콩 기름으로 튀긴 감자 튀김과 햄버거의 맛도 유명하지만, 무한정 먹을 수 있는 땅콩도 유명하단다. 
그 난리북새통을 견디며 땅콩 껍질을 까먹는데 짭잘하니, 맛난다. 
어벤져스들도 잘 먹고, 
 
 
매장에서 먹고 가긴에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포장해서, 택시를 탔다. 
뭔가 어벤져스들이 탐직한 택시를 잡았다. "예술의 전당" 이라고 행선지 말씀드리고, 드르르르륵, 안전 벨트를 맨다. 이제 본격적으로 강남대로 질주가 시작될 참이니까, 시속 300키로로 달릴 테니까 ㅋㅋ,
기사님께 파이브 가이즈서 받아온 땅콩을 나눠드린다. 
"오늘 보름날입니다. 
부럼 드셨나요? 
방금 가게에서 먹다 왔는데 맛있어요. 드셔보세요. "
기사님은 아예 작은 봉지까지 꺼내서 받아 드신다. 
뒷좌석 어벤져스들의 사정을 말씀 드리고, 차안에서 햄버거를 먹는다. 
창문을 열고, 
강남역 대로는 마치 촬영을 위해 교통 통제 한듯, 한산했고 
 
기사님은 한손으로는 땅콩과, 감자튀김을 드시며, 다른 손으로는 핸들을 잡고, 625 때 이야기,용인 외고  손녀 이야기 하시며  마구 달리신다. 어벤져스 답다.  뒷좌석 에벤져스들은 일단,  양손에 우산, 콜라와, 커피, 햄버거와, 감자튀김 봉지를 들고 낑겨 앉는다. 그들은 연습도 없이 난생 처음  달리는 차 속에서  흔들리는 햄버거와 덜컹거리는 음료수와, 정지 신호 받은 감자를 먹는다.   예술의 전당에 내렸을 때 태영이는 옷과 얼굴이 콜라와 햄버거 소스가 잔뜩 묻어 있었으나, 프로는, 어벤저스들은 어떤 내색없다. 
 
공연 시작까지. 15분도 넘게 남아있었다. 
 
신호등을 건너 오페라 극장으로 직진해서 스쿨 오브 락 공연으로 들어간다. 

 

사실 햄버거가 달라봐야 얼마나 다르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새로운 것이 들어오면 뒤질세라 득달같이 가서 맛보고, 사진 찍는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단기간에 세계 극빈국가에서 최선진국으로 약진한 우리에게는 남들과 같아지고 싶어하는 마음, 동시에 또 다른 남들과 달라지려는 마음이 있다. 그 마음으로 한강의 기적을 낳았으리라,

누구보다 빨리 따라잡고 싶어하는 마음이 오늘의 한국을 낳았으리라, 
 

줄 서서 기다려 햄버거를 주문해서 받자마자, 택시안에서 , 달음박질하면서 먹고서, 겨우 시간대서, 공연을 보고, 헉헉헉, 헉헉헉, 

한국의 어벤져스들은 택시 안에서 대보름 부럼을 남들과 나눠 먹기도 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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