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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inside out

mbti가 유행이다. 우등생 중에 istj가 많다고 한다. 부유한 사람도 intj가 압도적이라고한다.

아주 오랫동안 영어를 가르친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내향적이고, 사고를 중시하고, 계획하에 움직이는 사람들이 성과를 내기 마련이라고,

한데 최근 생각이 바뀌었다. 감정을 잘 써서 움직여야 공부를 하게 된다고 , 생각보다 감정의 힘이 세다고, 

 

 

 

교과서만 공부가 아니다.

문제집만 공부가 아니다.

참고서만 공부가 아니다.

서울대 추천 도서만 공부가 아니다. 

고전만 공부가 아니다.

 

 

온 가족이 함께 본 영화

친구랑 같이 간, 시내 구경

밤새우며 지켜본 스포츠 경기 

 

그러니까 오감으로 들어온 모든 것들이 다 공부다. 

 

이러저러한 외부  자극이 왔을 때  감정이 움직여야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그러니까, 마음이 움직여야, 감정의 잔털들이 바람에 나부끼면서 일렁거려야 흡수할 수 있다. 

우선 미세한 돌기같은 감정들이 외부의 자극들을 당겨와야 우리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공부는 결코 차가운, 두뇌가, 이성이, 전적으로 하는 일이 아니다. 그들의 오히려 뒤에 더 깊고 어두운 곳에 틀어박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인간의 감정에는 26개가 있다고 한다. 

문득  딸 라일리가 달라졌다 싶어서, 그 속내를 들여보고자  Inside out 을 만들었다고 한다. 뇌과학, 심리학에 대한 자문을 받고, 몇 개의 감정으로 추려낸 후, 이미지화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매우 부담스러운 기쁨이. 

공감가는 슬픔이

웃기는 버럭이.

안전 담당 소심이

초록초록 까칠이. 

 

라일리를 대표하는 기쁨이

엄마의 감정을 지배하는 슬픔이

아빠를 특징지우는 버럭이. ㅎㅎ

 

장기 기억, 대뇌 피질, 시상 하부, 무의식, 잠재 의식, 잠 등 대뇌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게 구상화되었다. 

기차에 비유된 사고, 추상화되는 과정,  각 감정이 맡은 역할을 보여주는 방식도 놀라웠다. 

 

나도 그들과 같은 인간이란 것이 얼마나 자랑스럽던지. 얼마나 오랜시간동안 그들이 토론하고, 시도하고 실패하며 지어왔을 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꼭 배워야지. 그들처럼  토론하고 시도하며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도록, 

 

몸이 재바르고 밝게 빛나며 뭐든지 긍정적으로 보려는기쁨이, 모든 이들과 잘 지내겠으나, 묵직한 깊이와 힘이 아쉽기도 하다. 때로는 공감 능력이 없나 싶을 때도 있다. 

안경 끼고 큰 머리에 축 늘어져서 온 몸이 푸르뎅뎅한 슬픔이, 어쩜 이리도 슬픔을 잘 묘사했을까 놀라울 뿐이다. ㅎㅎ 기쁨이와는 푸른 머리카락만 같다. ㅎ

불공평을 못견디는 빨간 버럭이, 

버마재미처럼 비쩍 말라서, 노심초사 안달복달하는 소심이

낯설다 싶으면 일단 경계하고 보는 까칠이 

 

같은 사건을 완전히 다르게 바라보는 것도 신선했고,  기쁨이를 구성하는 섬들이 5개란 사실은 더더욱 과학적이면서 놀라웠다. 장난, 가족, 하키, 친구, 또 뭐지? 

 

라일리를 기쁘게 하려고 온 우주가 애쓰는 이야기. 어릴 적 친구 빙봉이, 기쁨이, 슬픔이가 inside out으로 라일리를 구하는 이야기... 어째서 슬픔이가 필요한가, 대체 기쁨이가 슬퍼하며  울 수 있을까,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내게 지배적인 감정은 뭐라 부를 수 있을까, 그외 감정을 충분히 다 누리고 있는가, 여러 감정들이 역동적으로 조화를 이뤄가는가, 기억과, 사고, 무의식과, 감정 간의 관계는 무엇인가, 꿈과 잠, 방어 기제 등등은 또 어떻게 설명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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