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프롤로그
메르시 크루아상
프랑스 시장 사용설명서
시장의 마에스트로(플라시에, 캉탱 아쿤)
영덕대게와 마요네즈(생선가게 마레 보보)
트라디를 사세요(빵집 레미)
푸주한의 특별 레서피(정육점 메종 기냐르)
채소와 과일의 절기집(알리그르 가의 채소 좌판들)
선량한 커피(커피숍, 얼리 버드)
삶을 찬미하는 와인 한병(와인 가게, 코테 수드)
봄, 여름, 가을 , 겨울 그리고 치즈(치즈 가게, 아르두앙-랑글레)
찬바람이 불면(닭집, 샤퐁 달리그르)
절구통 속의 여행(향신료 가게, 사바)
오 솔레미오(이탈리아 식품점 살보, 마담 지니에의 리탈리앵)
오후의 라디오(빈티지 가게, 메종 퀴예레)
아페로 어때? (와인 바, 르 바롱 루즈)
directory.
메르시 크루아상
머리가 아닌 내 눈과 귀, 코로 감각할 수 있는 오늘의 프랑스자기가 파는 식재료를 귀중하게 대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상인들의 생활 미감을 그 어떤 예술 작품보다 좋아한다. 자기일을 열심히 하다보니 저절로 터득한 상인들의 생활 미감이야말로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아름답고 우아한 프랑스'다. 프랑스를 프랑스 답게 하는 생활 미감이 시장 구석구석에서 얼굴을 내민다.
시장의 마에스트로(플라시에, 캉탱 아쿤)
프랑스 관리들은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우선시 하는 사회에서 질서와 통일성을 지키는 데 통달했다. 쉴새없는 시위와 파업 전쟁덕분이다. 단 한 줄의 모호함도 없는 세밀한 규정이다. 건물 높이부터 바깥 테라스 모양까지 세세하게 규제한 덕분에 파리가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자랑할 수 잇다. 다들 예찬하는 파리의 멋진 풍경 뒤에는 선풍기로 더위를 쫒는 파리지엔들의 고통이 있다.
영덕대게와 마요네즈(생선가게 마레 보보)
굴 이야기.
트라디를 사세요(빵집 레미)
프랑스 빵을 자랑하는 관광객들의 말은 사실. 자신의 파리 이야기를 보다 멋들어지게 채색하려는 열의와 자랑이 바탕에 있다.프랑스 제빵업계 역시 능률과 경제성, 채산성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산업화의 바람을 맞았다. 세련된 조명, 금색 쇼케이스에 족히 백년된 듯한 나무 계산대에 바구니 놓고 보석처럼 줄지어선 케이크과 예술적으로 쌓인 크루상을 판다. 맛과 전통에 관한 거라면 뭐든 문서화 하고 법으로 만들어 보호하려 사력을 다하는 프랑스는 트라디 법령을 만들었다. 물과 밀가루 효모, 소금만으로 규격 크기 80센티 250그램을 지킨다, 귀해진 평범한 빵집. 일찍 깬 새벽에 창 밖에 매장보다 2배 큰 레미빵집 주방에 불이 켜져있다. 온갖 빵들이 시간 맞춰 쏟아져 나오면 거리에는 갓구운 빵 냄새가 가득하다.
언제나 새벽 4시에 불을 밝히는 레미 빵집 트라디
푸주한의 특별 레서피(정육점 메종 기냐르)
고기를 먹는다는 게 죽은 짐승을 먹는다는 걸 굳이 숨기지 않는다.
수십명 왕족이 저녁마다 셔빗으로 입가심하며 자고새, 백조, 멧돼지 스튜, 로스트 비프 등 한끼에 웬만한 정육점 진열대 통째로 먹어 치우던 메디치 시대 아니라도 여전히 고기 많이 먹는다. 채소 넣은 송아지 스튜는 봄 요리, 야외에서 식사하기 좋은 여름은 바비큐 , 찬바람 부는 가을 겨울에는 솥에서 오래 고은 와인 이나 벵존으로 맛을 낸 스튜의 계절
손가락 모아 뼈족하게 만들어 입술에 대고 쪽 소리를 낼 만큼 맛있다.
여러 종류의 칼, 도끼. 망치를 번개 휘두르는 제우스처럼, 네모지고 납작한 도끼를 큰 갈빗대 사이에 박아 넣고 망치로 툭툭 쳐서 살 발라내고 뼈 사이의 지방이 박힌 등심을 칼로 도려낸다.
채소와 과일의 절기집(알리그르 가의 채소 좌판들)
소설은 무지개가 걷혀서 나타나지 않는 달,
반딧불이 날아다니는 6월,
천지가 쓸쓸해지는 처서, 뻐꾸기가 뽕나무에 내려앉는 달
봄비가 내리는 4월의 곡우, 산비둘기가 깃을 터는 시기
눈이 녹기 시작하는 2월 중순의 우수,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다 늘어놓는 달
밤이 낮보다 길어지며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추분, 땅속에서 잠을 자는 벌레들이 흙으로 창을 막는다는 때
여름의 시작 입하
볕이 가장 잘드는 날 이라는 소만, 태양열이 집진식 전지처럼 해를 담뽁 받은 파리지엔들은 조금씩 친절해진다.
여름의 여왕은 토마토이다. 소의 심장, 복주머니 토마토, 이빨을 콕 박아 쭉 마시면 여름이 입안에 온다. 터져나오는 즙을 닦아가며 살이 고운 과일을 마음껏 먹을 수 잇는 유일한 계절, 여름은 축복이다.
가을 맛이라고 부르는 향과 질감 버섯
겨울의 시작인 입동, 가장 춥다는 대한, 혀뿌리에 닳는 쌉쌀함
전나무그늘 아래 쌓인 낙엽, 촉촉하게 젖은 흙,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청신한 새벽 공기, 남쪽으로 가는 철새떼
두터운 회색 구름이 해를 가리는 날들이 계속되는 파리 겨울에 시트러스가 있다는 건 신의 축복, 찬란한 등불, 시트러스 가문은 방대하며 족히 사전 하나 넉넉하게 채울 맛과 이야기를 품고 있다. 개구기가 겨울잠에서 깨다는 경칩 까지
크레송으로 스프를 만들면 쌉싸름한 맛과 미세한 흙 향이 저멀리서 조금씩 다가오는 봄,
계절을 잊고 일년 내내 똑같은 채소와 과일 사이를 떠돌고 싶지 않다. 구할 수 없는 것을 애써 구하려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사계절이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아무리 스마트 팜이 대세인 시대가 되었어도 나는 땅에 뿌리를 두고 신선한 공기와 바람과 함께 자란 제철 과일과 채소를 먹고 싶다. 너무 맛있어서 스르륵 사라지는 계절을 아쉬워하며 기다리고 싶다. 끊임없이 순환하는 사계절 속에서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필요도 찬란한 여름을 아쉬워 할 필요도, 돌아온 누님 같은 가을을 슬퍼할 필요도 겨울 나그네를 애상할 필요도 없다. 모든 사계절은 그만의 맛과 향과 질감을 품고 잇다. 그저 그 모든 날 동안 먹고 마시면서 오롯이 느끼면 그만이다.
선량한 커피(커피숍, 얼리 버드)
고양이처럼 사람에게도 체취가 묻은 영역
누군가를 만날 장소면서 혼자 시간을 보낼 장소
삶을 찬미하는 와인 한병(와인 가게, 코테 수드)
풋풋한 애호가의 냄새
맛과 색은 논하지 않는다.
남의 추천보다 자신의 혀를 더 신뢰한다.
진짜 카술레의 맛을 안다는 것 겨울에 피레네 산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과 동네마다 푸아그라 거래소 있는 마을 여름벌판을 가득 메운 해바라기가 늘어선 풍경을 안다는 것, 카술레가 가득 든 큰 도기 그릇을 가운데 두고 와인을 마시며 걸걸한 사투리로 신나게 떠드는 남쪽의 정서를 안다는 것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마냥 행복하기만 한 것을 아니다. 당연히 그럴 리가 없다. 인생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4-50대가 제 2의 인생을 찾아 새출발을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 중 대부분은 실패한다.
봄, 여름, 가을 , 겨울 그리고 치즈(치즈 가게, 아르두앙-랑글레)
들골 대통령이 치즈가 246종이나 되는 나라를 통치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줄 아느냐
소젖 양젖 , 염소 젖소 치즈는 알프스와 쥐라, 여름 우유는 양많고고 향기롭다. 소젖 치즈는 겨울,
찬바람 불면 목동은 산아래로 내려온다. 겨울 우유로는 손바닥만한 전나무 상자에 담긴 몽도르를 나들다. 여름산의 향기 하얀 구름 청아한 공기 촉촉하게 감기는 흙이 키운 푸른 ㅎㅍ루 색색의 꽃, 소몰이 개들의 발걸음, 옥색 빙하 호수가 들어있다. 행복한 여름을 누린 소,오소이라티, 바스크 지방의 양젓 츠즈소금 물 묻힌 헝ㄱ벙르ㅗ 치즈 덩이를 닦고 아주 얇게
여름은 염소치즈
알프스의 여름과 피레네의 겨울 소양을 끄는 목동의 걸음과 치즈를 닦는 손길
제대로 된 치즈 가게는 괜한 호들갑 떨지 않고 소양 염소 얼굴 그리고 생우유로 만들었는가, 어떤 살균법을 썼는지. 임산부가 먹어도 되는 지 적는다.
하나씩 먹어보고 맛있었던 거 기억하면서 나만의 치즈 지도 그려나가는 것
찬바람이 불면(닭집, 샤퐁 달리그르)
박제된 수사슴 머리 인테리어 참 이상하다고 생했다. 하늘에 가까운 고기일수록 고귀하고 값지게 여김,
프랑스 닭집의 야성적인 광경
깃털, 날카ㅇ로운 발톱이 무시무신 대가가 그대로,
우리는 30일 개네는 90-150
닭값의 차이는 어떻게 키웠느가붉은 볏을 휘날리려 농가 마당을 헤집고 다닌 작은 맹수에게서 짐승을 ㅁ거는다는 실감, 사냥한 고기를 일상적으로 먹은 유럽인들은 닭에서도 사냥감에서 전해지는 야생의 냄새, 몸통의 털을 미리 뽑지만, 필리기 전에는 대가리와 닭발을 자르지 ㅇ낳는다. 몇겹으로 싼 종이에 표찰, 오크 나무 상자
절구통 속의 여행(향신료 가게, 사바)
쨍한 햇살아래 천막이 펄럭이고 그림자를 만들고 물담배 연기가 몽글몽글 피어나는 시장, 아름답고 이국적인 모스크 아래 온갖 냄새와 색까로 눈과 코를 마비시키는 향신료와 기묘한 억양의 외국어를 쓰는 상인드리 잇는 곳, 원산지나 모양 맛 무엇하나 같은 없는 건포도를 이 세상이 헤랄 수 없는 다양성으로 가득하다는 증거, 모든 것이 구태의연해보여조 세상은 여전히 널ㅈ다
자르고 굽고 조리는 단계마다 향신료를 써가며 향을 조금 씩 쌓아다. 향수의 발향 ㄷ나계처럼 입에 넣는 순간 ㅎ야, 십을 때으 ㅣ 향, 목으로 넘길 때의 향이 제각각이다. 맛은 향에서 온다. 향신료를 얼마나 조화롭고 창의적으로 쓰는가에 따라 라피네,
절구 바닥에 남은 후우서 그걸 기른 흙과 손의 내새를 맡는다. 그곳의 바람은 그곳은 비는
다른 세상을 호흡하고 냄새 맡고 만지고 핥고 씹으면서 마음과 감각을 멀리 보낸다. 에티오피아의 고원 카메룬의 숲, 티베트의 산이 입안으로 들어온다. 진짜 여행은 내 작은 부엌에서 솥단지와 절구통에서 시작된다.
오 솔레미오(이탈리아 식품점 살보, 마담 지니에의 리탈리앵)
좋아하는 것을 소중히 여기며 삶ㅇ르 충실하게 즐기는 사람, 활기차고 생기있는 표정에 풍부한 제스터 작은 일에도 즐거움이 깃든 ㅇ러굴,
오후의 라디오(빈티지 가게, 메종 퀴예레)
서삭의 가치, 작품 너머의 서ㄹ사를 만들어 내고 , 사물의 역사를 설득력있는 이야기로 ㅁ나들어 내는 사람, 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 역시 불완전하다. 아무리 닦고 지우고 기름치고 가리려고 애써도 완벽하고 매끈한 삶을 사루느 ㄴ없다. 뒤돌아보면 삶의 모든 이야기는 그 불완전함에서 나온다. 갈등을 겪고 역경을 통과해내는 그 이야기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불오나전한 삶을 긍정한는 또 다른 방법,
아페로 어때? ㅑ와인 바, 르 바롱 루즈)
directory.
나는 음식을 좋아한다.
나는 요리책 보기를 즐긴다.
나는 에세이를 재미있게 본다.
윤원정 선생님 추천으로 읽었다. "메르시 크롸상,장바구니에 담긴 프랑스"
유나리 화가의 그림, 이지은 작가의 사진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글이 빛났다.
책장을 덮고 나서, "천천히 살아야지"
천천히 일어나서,
심호흡 해야지.
집중해서 나를 봐야지.
꼭꼭 씹어 먹어야지.
느리게 걸어야지.
내 사전에서 "없다"는 단어를 도려 내야지.
돈이 없어
시간이 없어,
대신,
햇살을, 거리를, 음악을 , 산책을 , 친구를,
'book-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20세기 저녁과 작은 전환점들-가즈오 이시구로, (0) | 2024.07.07 |
---|---|
나는 여행기를 이렇게 쓴다. (0) | 2024.06.27 |
그들의 등 뒤에서는 좋은 향기가 난다. (0) | 2024.05.22 |
세계 요리가 집밥으로 빛나는 순간 (0) | 2024.05.01 |
아름다움을 버리고 돌아와 나는 울었다. (0) | 2024.04.30 |